고요에서 만난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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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에서 만난 도종환

가을이 깊어가는 오후, 경남 거창의 신달자문학관에서 도종환 시인을 초청한 작가초대석이 열렸다. 강연의 주제는 고요로 가야겠다 거기 시가 있다였다. 문학관 주변에는 국화가 피어 있었고, 맑은 하늘 아래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강연을 기다렸다.

문학으로 위로를 나누는 공간

신달자문학관은 신달자 시인의 문학세계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마련된 열린 문화공간이다. 문학을 매개로 거창군민과 방문객이 삶의 위로와 감동을 나누고, 거창의 문학과 문화가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작가초대석 역시 독자가 시인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문학이 삶에 건네는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꾸려졌다. 행사장에서는 화려한 표현보다 한 편의 시가 시작되는 순간과 시인의 내면을 차분히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도종환 시인의 문학 여정

구분내용
학력충남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등단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등을 발표하며 등단
수상2021년 제23회 백봉신사상
수상2010년 제5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경력2020년 5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제21대 국회의원
경력2017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도종환 시인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다. 문학 활동과 공직 경험을 함께 이어온 이력도 이날 소개됐다.

시가 어떻게 찾아왔는가

강연은 시가 어떻게 내게로 왔는가라는 이야기로 시작됐다. 도 시인은 어린 시절 편지를 쓸 때 서두에 어떤 계절 인사를 적을지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계절의 변화를 살피고 주변 풍경을 관찰한 경험이 시의 출발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편지 첫머리에 들어갈 짧은 인사말을 찾는 일은 자연의 빛과 색, 공기의 변화를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평범하게 지나칠 수 있는 계절의 움직임에 오래 시선을 두는 태도가 언어를 다듬는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도 시인은 시인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으며, 삶에서 겪은 고통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하는 사람이 시인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강연장은 그의 설명을 따라 일상의 경험이 어떻게 시의 언어로 바뀌는지 돌아보는 차분한 공간이 됐다.

노래와 시가 마음을 닦는 시간

강연에서는 괴테가 말한 삶의 태도도 소개됐다. 매일 작은 노래를 듣고 좋은 시를 읽으며 아름다운 그림을 바라보고, 가능하다면 지혜로운 말을 나누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현대인의 정신은 정보와 효율, 성과를 강조하는 언어에 날마다 노출된다. 이날 강연에서는 노래와 시, 그림이 거칠어진 마음의 표면을 차분하게 닦아내는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문학과 예술을 가까이하는 일이 일상에 고요를 되찾는 방법으로 제시됐다.

도 시인의 작품 라일락도 강연의 흐름 속에서 언급됐다. 사월의 부름과 존재의 이유를 연결한 작품을 통해, 사람은 우연히 지금의 자리에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 볼 수 있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피어나는 삶

꽃은 어디에 피어 있는지만으로 그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 어느 곳에 있든 아름답게 피어나는 모습이 중요하듯, 사람도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삶을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정보와 성과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고요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날 강연을 관통한 핵심이었다. 참석자들은 시와 예술이 일상의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질 수 있는지 생각하며 강연을 들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문학관에는 강연의 여운을 되새기는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신달자문학관 이용 정보

항목내용
소재지경상남도 거창군 남하면 대야길 88-19
교통거창 나들목에서 자동차로 약 8분
관람 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휴관일매주 수요일과 공휴일
문의신달자문학관 055-945-1110

신달자문학관은 신달자 시인의 작품세계와 문학적 발자취를 보존하면서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문학을 통해 위로와 감동을 나눌 수 있도록 운영되는 공간이다. 이번 도종환 시인 초청 강연은 자연을 관찰하는 태도에서 출발한 시의 탄생 과정과, 고요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문학의 의미를 함께 생각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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