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무릉산 장춘사, 산사 풍경의 고요한 아름다움

함안 무릉산 장춘사, 산사 풍경의 고요한 아름다움
경상남도 함안군 칠북면 북원로 110-1에 위치한 장춘사는 무릉산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전통 사찰로, 고즈넉한 산사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이곳은 함안 9경 중 7경에 해당하는 명소로, 자연과 어우러진 산사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함안 9경은 말이산 고분군, 악양의 꽃길과 노을, 입곡군립공원의 단풍, 무진정의 사계, 강나루 생태공원의 청보리, 연꽃 테마파크의 아라홍련, 합강정과 반구정의 해돋이, 대평늪의 늪지 식물, 그리고 장춘사의 산사 풍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장춘사로 향하는 산길은 나무가 터널을 이루며,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방문객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듭니다. 이 길은 한국의 걷고 싶은 길로 선정될 만큼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장춘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로, 경상남도 지정문화유산 3점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사찰 입구의 일주문은 세속과 성스러운 공간을 구분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며, ‘무릉산 장춘사’라는 현판이 걸린 작은 문으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합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오른쪽에 대웅전과 조사전, 왼쪽에는 스님들의 요사채인 무설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장춘사는 815년 신라 헌덕왕 7년에 무주 무염 국사 혹은 무릉 스님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나, 이를 뒷받침할 문헌 자료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1970년대까지는 사찰이 비어 있었으나 이후 중수가 이루어졌습니다.
대웅전은 1979년에 조선 후기 건축 양식으로 새롭게 지어진 중심 건물로, 높이 약 1m의 축대 위에 정면 3칸, 측면 1칸 규모입니다. 외부에는 단청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정면에는 ‘대웅전’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벽면에는 수행 과정을 나타내는 심우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내부에는 지장보살 소상과 지장 탱화, 1907년에 그린 칠성도와 신증도가 모셔져 있습니다. 원래 대웅전에는 석조약사여래좌상이 있었으나 현재는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이 삼존상은 1660년경 승려 도잠이 제작한 것으로, 흰색 회칠과 금칠이 더해져 있습니다.
무설전은 1990년대에 지어진 팔작지붕 건물로, 정면 6칸, 측면 3칸 규모이며, ‘무설전’과 ‘미소당’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조사전은 조선 시대 건물을 2000년에 복원한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이며, 창건자로 알려진 무염 스님의 초상화를 모시고 있습니다.
대웅전 앞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5층 석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석탑은 원래 다른 곳에 있던 것을 옮겨온 것으로, 현재는 4층까지만 남아 있습니다. 통일신라 시대 탑과 달리 가늘고 긴 형태를 띠며, 고려 후기 제작으로 추정됩니다.
조사전 왼쪽 돌계단을 오르면 약사전이 나오고, 약사전 오른쪽에는 산신각과 독성각이 위치합니다. 약사전은 정면 1칸, 측면 1칸 규모로,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인 석조여래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이 불상은 통일신라 후기 또는 고려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약사불의 특징인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습니다.
산신각은 1930년대에 지어진 맞배지붕 건물로, 산을 지키는 신을 모시는 공간입니다. 독성각은 나반존자를 모신 불교 전각으로, 홀로 깨달음을 이룬 성자를 기리는 곳입니다. 독성각 옆에는 금박 불사 중인 비로전이 자리하고 있으며,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법당입니다. 현재 내부 공사로 출입은 제한되어 있으나, 완공 후 장춘사의 대표 건물이 될 전망입니다.
무더운 여름, 경치가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 장춘사에서 자연과 함께 마음의 평화를 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고요한 산사 풍경과 함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