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수해 현장, 자원봉사자들의 빛나는 헌신

산청 수해 현장, 자원봉사자들의 빛나는 헌신
지난 7월 16일부터 20일까지 경남 산청군에 쏟아진 집중호우는 지역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시천면에는 798㎜의 기록적인 강우량이 관측되었고, 산청군 전체에는 632㎜에 달하는 비가 내리며 한 해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집중되었다. 이에 산청군은 19일 전 군민 대피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동하는 등 위기 상황이 이어졌다.
수마가 휩쓸고 간 현장은 참혹했다. 인명 피해와 함께 주택, 농경지, 기반 시설이 심각하게 훼손되었으며, 단전·단수·통신 두절 등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어려움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봄 대형 산불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물난리를 겪은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러한 절망의 순간에 희망의 빛을 전한 것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산청군 내 봉사단체와 경상남도자원봉사센터가 운영하는 청년, 대학생, 여성리더 봉사단을 시작으로, 도내외 다양한 자원봉사 단체들이 수해 복구 현장에 속속 도착해 구슬땀을 흘렸다.
7월 28일 산청군 차황면 신기마을의 대형 비닐하우스에서는 함안지방공사 직원 12명이 흙탕물에 잠긴 농작물 정리에 한창이었다. 악취와 진흙탕 속에서도 묵묵히 작업에 임하는 이들의 모습은 현장의 절박함을 대변했다. 이날 산청읍 주민자치센터 마당에는 750인분의 식사를 제공하는 밥차가 운영되었으며, 마산종합사회복지관, 부산다사랑복합문화예술회관, 바르게살기운동 양산시협의회, 남해군협의회, 부산 삼광사 사찰 등 여러 기관과 단체가 협력해 자원봉사자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밥차 옆에서는 경북 청도군 풍각제일교회 봉사자들이 커피와 디저트를 제공하며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영호 목사는 “TV를 통해 산청의 상황을 접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달려왔다”고 전했다.
경남을 넘어 울산, 경북, 부산, 대구, 강릉 등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산청 수해 복구에 힘을 보탰다. 울산광역시자원봉사센터 73명은 생비량면에서 침수 주택과 농작물 피해 복구에 참여했고, 경북 의성군, 안동시, 군위군, 예천군, 대구 동구, 부산 동구, 해운대구 자원봉사센터 등도 차례로 현장을 찾아 복구 작업을 펼쳤다. 특히 안동시 자원봉사센터는 지난 4월 대형 산불 피해 복구에 도움을 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산청 수해 복구에 보답의 마음을 담아 참여했다.
7월 31일 신안면에서는 특수임무유공자회 경남지부 회원 52명이 포크레인 3대를 동원해 완파된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며 모범적인 자원봉사 사례를 보여주었다.
8월 11일 기준 산청군과 인근 지역 수해 현장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총 1만 5962명에 이르렀다. 기업, 종교단체, 지역 기관 등 다양한 단체가 힘을 모아 복구에 기여했다.
수재민들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산청군협의회 강정숙 회장은 “봉사는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된다”며 “완벽한 복구는 어렵지만,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수재민들은 “자원봉사자 덕분에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었다”, “마치 자기 일처럼 도와줘 고맙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받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산청 수해 복구 현장은 국민의 따뜻한 연대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