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K-공예 중심에 우뚝 서다
경남, K-공예 중심에 우뚝 서다
국내 최고 권위의 공예 대회인 ‘제55회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에서 경남이 3년 연속 단체 최우수상(대통령기)을 수상하며 전국 최강의 공예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대전에서는 박원호, 양승익, 박희진 작가가 각 분야에서 개인상을 수상해 경남 공예의 창의성과 경쟁력을 널리 알렸다.
기능과 미학의 공존, 박원호 작가
진주시 이현동의 한 공방에서 박원호 작가는 금속을 다듬으며 섬세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작품 ‘운학문 커피 도구 세트’는 전통 문양인 운학문을 현대 생활 도구에 담아낸 금속공예로, 제55회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구름과 학, 연꽃을 형상화한 표면에 고려청자 운학문을 칠보 기법으로 새겨 하늘빛 광택을 구현한 이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보여준다.
나무로 빚은 향기의 풍경, 양승익 작가
양승익 작가는 자신을 ‘나무를 만지는 사람’이라 소개하며,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향기 가득한 풍경’을 선보였다. 이 목공예 작품은 향낭, 디퓨저, 향꽂이 등 다양한 기능을 담아내면서도 나무의 결을 부드럽게 살려 단정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양 작가는 K-공예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바늘로 이어 붙인 전통의 온기, 박희진 작가
통영의 바람을 담은 박희진 작가의 섬유 작품 ‘청화’는 백자와 청화의 이미지를 누비 기법으로 표현했다. 진주실크를 통영 누비로 재현하고 다양한 농도의 청색 실로 자수를 놓아 전통의 깊이를 담아냈다. 박 작가는 누비가 단순한 바느질이 아닌 삶의 결을 이어 붙이는 행위라며, 작품에 통영의 자연과 리듬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K-공예 1등 경남’의 비전
경남은 이번 대전에서 도 단위 예선을 거쳐 발굴한 42점을 출품해 단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통영 나전칠기, 진주 실크, 김해 분청도자기 등 지역별 다양한 공예 전통을 바탕으로 기술의 폭과 깊이를 자랑한다. 허일 경상남도공예협동조합 이사장은 전통 기술과 현대 감각의 결합, 조합과 도의 실질적 지원이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청년 공예인 육성과 글로벌 유통망 구축을 통해 ‘K-공예 1등 경남’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경남 공예는 이제 단순한 지역 성취를 넘어 금속, 도자, 섬유 분야에서 일상과 자연, 시대를 잇는 예술로 확장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