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가야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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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가야로 떠나다

푸른 남해와 옛 가야의 건축물이 한 장면처럼 맞닿는 곳이 있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자리한 마산 해양드라마세트장이다. 여러 사극의 촬영 무대로 활용된 이곳은 왕궁과 저잣거리, 선착장, 야철장 등을 걸으며 영상 속 공간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야외 촬영지다.

바다를 끼고 조성된 세트장은 화려한 유료 체험시설보다 역사적 분위기와 해안 풍경을 차분히 즐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로 운영돼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가야 시대를 재현한 촬영지

마산 해양드라마세트장은 2010년 드라마 김수로 촬영을 위해 조성됐다. 가야 시대를 배경으로 한 목조건물 23채와 선박 3척을 비롯해 왕궁, 민가, 저잣거리, 선착장, 야철장 등이 갖춰져 있다.

세트장 안내에 따르면 조성 이후 70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미스터 션샤인, 환혼, 기황후, 옥씨부인전, 무사 백동수 등 익숙한 작품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입구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이곳에서 촬영된 작품들이 소개돼 있어 관람 전에 살펴보면 공간의 쓰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순히 건물 외관만 세워 놓은 공간은 아니다. 골목과 생활 공간, 물길을 잇는 선착장까지 함께 구성돼 있어 카메라의 구도에 따라 왕궁과 마을, 항구의 장면을 다양하게 담을 수 있도록 꾸며졌다. 관람객은 정해진 동선을 따라 걸으며 촬영 장소가 실제 영상에서 어떻게 활용됐을지 짐작할 수 있다.

왕궁과 바다가 만나는 풍경

세트장에 들어서면 여러 채의 목조건물이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굵은 나무 기둥과 층을 이룬 지붕이 이어지면서 옛 왕국의 공간을 재현한다. 건물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면 남해를 마주한 선착장이 나타난다.

선착장은 이 촬영장의 역사적 분위기와 바다 풍경이 가장 선명하게 겹치는 장소다. 목재로 만든 다리와 선박 뒤로 잔잔한 바다가 펼쳐지며, 인물의 도착과 출발 또는 대결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구도를 만든다.

안내 내용에 따르면 선착장은 드라마 김수로에서 허황옥 왕후가 배를 타고 도착하는 장면에 등장했다. 무사 백동수에서는 배우 전광렬과 최민수가 맞붙는 대결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작품을 본 관람객이라면 해당 장면의 배경을 직접 찾아보는 촬영지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생활상을 담은 저잣거리와 해반촌

선착장에서 저잣거리 쪽으로 이동하면 나지막한 상점과 가옥이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다. 왕궁의 규모감과는 다른 소박한 생활 공간이 이어지면서 당시 마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접한 해반촌은 신발가게와 대장간, 토기 가게 등이 모인 서민 마을로 구성돼 있다. 일부 건물은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개방형 구조이며 촬영 분위기를 살리는 소품도 배치돼 있다. 비어 있는 골목과 점포를 차례로 지나면 장사꾼과 주민들이 오가던 장면을 연상할 수 있다.

야철장은 쇠를 녹이고 다루던 공간을 재현했다. 철을 바탕으로 성장한 가야의 특징을 촬영 세트의 형태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린이와 함께 찾는다면 왕궁이나 선착장만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야의 철 문화와 생활상을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다.

김수로와 허황옥의 공간

선착장 옆에는 김해관이 자리한다. 내부에는 김수로와 허황옥의 침실, 회의 장소 등이 각종 소품과 함께 꾸며져 있다. 건물 입구에는 김수로왕과 허황옥 왕후에 관한 안내판이 설치돼 있어 인물과 공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안내판에 소개된 이야기에서는 허황옥이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로서 배를 타고 가야에 와 왕비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내용을 읽은 뒤 선착장을 바라보면 바닷길과 왕궁을 연결한 세트장의 배치가 한층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전설에는 두 사람이 모두 150년 넘게 살았으며 아들 열 명을 두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향기나라 정원과 바다 전망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 구간과 꽃과 식물로 꾸민 향기나라 정원이 이어진다. 정원에는 동백과 수국, 로즈메리 등이 심겨 있어 계절에 따라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향기나라 정원에는 포토존과 포토월이 마련돼 있다. 바다전망대와 육각 정자에서는 구산면 앞바다를 넓게 조망할 수 있다. 낮은 건물이 모인 세트장과 바다를 함께 내려다볼 수 있어 내부 골목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공간 구성이 드러난다.

세트장 곳곳에서 사진을 남길 수 있지만 대표적인 지점은 선착장이다. 나무다리 끝에 서면 목조 구조물과 바다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왕궁과 저잣거리에서는 사극의 배경을 살린 구도를, 언덕 위에서는 해안 경관을 중심으로 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파도 소리길 걷기

조금 더 걸으려면 약 1.7킬로미터 길이의 파도 소리길을 이용할 수 있다. 언덕으로 오르는 길에서 샛길을 따라가면 숲길로 연결되고, 해안을 지나 다시 선착장 쪽으로 돌아오는 동선이다.

왕궁과 저잣거리를 중심으로 관람한 뒤 파도 소리길까지 걸으면 촬영 세트와 해안 산책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다만 세트장 안에는 언덕길과 숲길이 포함돼 있으므로 발이 편한 운동화를 준비하는 편이 좋다. 더운 날에는 입구 안내소에서 무료 양산 대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관람 전 확인할 정보

시설명마산 해양드라마세트장
위치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석곡리 산183-2
하절기 운영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 운영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휴무연중무휴
입장료무료
주차가능
외국어 안내영어, 중국어, 일본어 지원
시설 문의마산 해양드라마세트장 055-248-3711

방문 시기에는 하절기와 동절기의 폐장 시간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으며 주차도 가능하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안내가 지원돼 외국인 여행객도 주요 시설과 촬영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창원 마산 하루 여행

마산 해양드라마세트장은 인근 저도 콰이강의 다리나 로봇랜드와 함께 둘러보는 하루 일정으로 구성할 수 있다. 세트장에서는 가야 시대를 재현한 건축물과 촬영 장소를 살펴보고, 이어 주변 관광지를 방문하는 방식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바다와 사극 촬영장이 서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는 데 있다. 왕궁에서 저잣거리로, 다시 선착장과 언덕 위 정원으로 이동할 때마다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관람객들은 골목에서는 옛 마을의 정취를 살피고, 선착장에서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전망대에서는 구산면 앞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마산 해양드라마세트장은 대형 놀이시설처럼 빠르게 소비하는 장소라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촬영 공간의 구조와 해안 풍경을 함께 감상하는 여행지에 가깝다. 무료 개방과 연중무휴 운영은 시민과 관광객의 접근 부담을 낮춘다. 창원에서 역사적 분위기, 드라마 촬영지, 바닷길 산책을 한 일정에 담고 싶다면 차분하게 둘러볼 만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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