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만난 조선 창원

창원 도심에 남은 조선 시대 고택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에는 도심의 일상과 전통 한옥의 풍경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문화 유적지 창원의 집이 자리하고 있다. 빠르게 도시화되고 산업화된 창원에서 옛 주거 공간과 생활 풍습을 보존해 시민에게 공개한 곳이다.
창원의 집은 약 200년 전 순흥 안씨 가문의 5대조인 퇴은 두철 선생이 거주했던 조선 시대 고택이다. 창원시는 사라져가는 전통 한옥과 생활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이 고택을 매입하고 개축했으며, 1985년부터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오래된 건축물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원의 역사와 전통적인 생활상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된 문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약 1만㎡ 규모의 부지에는 고택과 정자, 전시 공간, 연못이 어우러져 있다. 높은 건물이 이어지는 도심에서 한옥의 처마와 마당을 마주하면 공간의 분위기가 뚜렷하게 달라진다. 기와지붕과 목재 기둥, 담장 사이로 이어지는 길은 조선 시대 주거 공간의 구조와 전통 건축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관람 전 확인할 운영 정보
| 시설명 | 창원의 집 |
|---|---|
| 위치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사림로16번길 59 |
| 관람 시간 |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
| 입장 마감 | 오후 5시 30분 |
| 정기 휴관 | 매주 월요일 |
| 공휴일 운영 |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개관하고 다음 날 휴관 |
| 별도 휴관 | 1월 1일 |
| 입장료 | 무료 |
| 시설 문의 | 창원의 집 055-284-2600 |
입구에는 전체 시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지도와 안내문이 마련돼 있다. 부지가 넓고 여러 전각과 전시 공간이 나뉘어 있어 관람에 앞서 동선을 확인하면 각 공간을 빠뜨리지 않고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주차장도 갖춰져 있어 차량을 이용한 방문이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오후 6시까지지만 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 30분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며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당일 개관한 뒤 다음 날 문을 닫는다. 1월 1일도 휴관일에 포함된다.
역사를 이해하는 해설 투어
창원의 집에서는 방문객이 고택의 역사와 공간별 기능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 투어를 운영한다. 해설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 진행된다. 현장에는 내용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안내 카드도 준비돼 있으며 여러 언어로 된 자료를 통해 다양한 방문객이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한옥의 외형만 둘러보는 것보다 고택이 세워진 배경과 각 건물의 쓰임을 함께 살펴보면 관람의 맥락이 선명해진다. 사랑채와 안채 같은 전통 주거 공간이 어떤 방식으로 구분됐는지, 마당과 전각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장소다.
옛 농촌 생활을 보여주는 농기구 전시관
관람 동선을 따라가면 옛 농촌 생활을 보여주는 농기구 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전시된 농기구는 기계화 이전의 농업과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당시 사람들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도구를 만들고, 쓰임에 맞춰 구조를 다듬었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농기구의 형태와 세부 구조를 찬찬히 보면 과거의 노동 방식과 생활의 지혜가 드러난다. 오늘날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도구들이 한자리에 놓여 있어 어린 방문객에게는 낯선 생활문화를 이해하는 학습 공간이 되고, 성인에게는 세대에 따라 달라진 농촌 풍경을 돌아보게 하는 전시 공간이 된다.
전시관 주변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과 음료 자판기, 식수대가 마련돼 있다. 넓은 부지를 걷다가 잠시 쉬어갈 수 있으며, 가까운 곳에서는 우물과 한옥 건물도 확인할 수 있다. 우물과 마당, 전각이 함께 남아 있는 모습은 과거 주거 공간이 생활에 필요한 요소를 어떻게 품고 있었는지 보여준다.
연못과 한옥이 만드는 고즈넉한 풍경
고택 사이의 길을 따라 반대편으로 이동하면 연못이 나타난다. 햇빛이 수면에 닿는 시간에는 물결 위로 빛이 반짝이고, 주변의 한옥과 나무가 차분한 풍경을 이룬다. 평일 오후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넓은 부지 덕분에 전통 공간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유지됐다.
한옥의 처마 아래와 마당 주변에서는 나무와 기와, 흙과 돌이 조화를 이룬 전통 건축의 인상을 확인할 수 있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건물의 비례와 배치, 자연과 이어지는 공간 구성이 눈에 들어온다. 연못을 지나 이어지는 길에서는 도심 속 문화 유적지가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설 안에는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다만 창원의 집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특정 촬영 시설보다 보존된 고택과 전통 생활문화다. 건물의 외관뿐 아니라 마당과 담장, 우물, 정자처럼 생활과 밀접했던 요소들을 함께 살펴보면 공간의 역사적 성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민속교육관과 퇴은정
연못 반대편 한옥 구역에는 민속교육관과 다목적 전각, 퇴은정이 모여 있다. 각 공간은 전통문화와 관련한 교육과 다양한 활동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각들이 한곳에 고립된 형태가 아니라 길과 마당으로 이어져 있어 천천히 걸으며 전체 배치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퇴은정이라는 이름은 이곳에 살았던 퇴은 두철 선생과 고택의 내력을 떠올리게 한다. 전통 건축을 처음 접하는 방문객도 기둥과 지붕의 연결, 처마의 곡선, 건물 사이의 간격을 눈여겨보면 한옥이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창원의 집은 한 채의 오래된 건물을 보는 곳이 아니라 전통 주거와 농경 생활, 민속문화를 한 공간에서 살펴보는 곳이다. 농기구 전시관에서 옛 생활 도구를 보고, 우물과 마당을 지나 연못과 정자까지 둘러보는 과정 자체가 조선 시대 생활 공간의 구성을 이해하는 관람 동선이 된다.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 관람 안내
현장에는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 관람 행사와 관련한 안내가 게시돼 있었다. 전통 한옥을 중심으로 조성된 문화 유적지에서 현대 조각 행사의 안내를 함께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행사와 관련한 휴관 정보와 관람 유의사항은 현장 안내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고택의 역사적 분위기와 동시대 문화 행사의 접점은 창원의 집이 보존 공간에 머물지 않고 시민들이 문화를 경험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행사 관람을 목적으로 방문할 때에도 창원의 집 자체의 입장 마감 시간과 정기 휴관일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창원 역사를 잇는 주변 공간
창원의 집 바깥에는 창원역사민속관이 자리하고 있다. 창원의 집에서 전통 한옥과 옛 생활 공간을 살펴본 뒤 주변 역사문화 시설까지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입지다. 두 공간은 창원의 지역사와 민속문화를 이해한다는 점에서 연결성을 지닌다.
도심 속에 남은 문화 유적은 과거의 건축물을 전시하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시민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지역의 역사를 접하고, 다음 세대가 전통문화를 구체적인 공간을 통해 이해하도록 돕는다. 창원시가 고택을 매입해 보존하고 1985년부터 무료로 개방해 온 배경도 이러한 공공적 가치와 맞닿아 있다.
천천히 걸으며 만나는 창원의 시간
창원의 집을 둘러보는 데에는 빠르게 핵심 시설만 확인하는 방식보다 입구의 안내 지도에서 동선을 정한 뒤 전각과 전시관을 차례로 살펴보는 방식이 어울린다. 농기구 전시관에서는 옛 도구의 쓰임을 확인하고, 우물과 고택에서는 전통 주거의 구조를 살펴본 뒤, 연못과 퇴은정 주변에서는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도시의 변화가 빠를수록 남아 있는 역사 공간의 가치는 더욱 분명해진다. 창원의 집은 약 200년 전 고택의 흔적과 옛 생활문화를 보존하면서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다. 창원의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서 이어지는 장소라는 점이 이곳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