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박물관 재개관, 비화가야 역사 새롭게 조명
창녕박물관, 9월 재개관으로 역사와 문화의 새 장 열다
경상남도 창녕군에 위치한 창녕박물관이 2025년 9월, 상설전시실 환경 개선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번 재개관은 지난해 도입부 개편에 이어 후반부 전시 환경을 개선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보강해 관람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비화가야의 역사와 고분군 유물 전시
창녕박물관 인근에는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고분군은 5세기 이후 신라 문화의 영향을 받은 비화가야 지역의 대표적인 유적지로, 6세기 중엽 신라에 병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적 제514호로 지정된 이 고분군은 비화가야의 역사를 말해주는 중요한 장소다.
재개관된 상설전시실에는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약 15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계성고분군 등 가야 고분군에서 출토된 대형 토기들이 전시실 중앙에 배치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순장 문화와 고대인의 삶
2007년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가 진행한 발굴조사에서 송현동 15호분의 주인공인 16세 소녀 송현과 함께 네 명의 순장자가 확인되었다. 순장은 고대 가야 사회에서 주인을 따라 무덤에 묻히는 풍습으로, 당시의 사후 세계관과 신념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적 단서다.
또한, 최근 창녕지역 가야 고분에서 처음 확인된 청동 숟가락은 삼국시대 고분에서도 드물게 출토되는 귀중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고대 사회에서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믿으며, 죽은 자를 지키는 존재로서 동물의 순장 흔적도 발견되었다.
가야의 문화와 철기 기술
가야는 서기 42년에 건국되어 오랜 기간 국가로 존재했으며, 철기 생산과 사용이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창녕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동관, 은반지, 허리띠 등 장신구와 철제 무기, 농공구는 당시 가야의 뛰어난 철기 기술과 사회적 위상을 보여준다.
특히 도굴되지 않은 제63호 고분은 금동관과 은반지, 붉은 칠 흔적, 머리를 남쪽으로 향한 시신 등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창녕의 역사적 가치와 교육적 기반
창녕은 비화가야의 역사뿐 아니라 고려시대의 장일, 조익청, 신돈, 성사제 등 뛰어난 인재들이 배출된 지역으로, 조선시대 이전부터 교육적 기반이 탄탄했음을 알 수 있다. 창녕박물관은 이러한 역사적 흔적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관람 안내
창녕박물관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과 설날, 추석에는 휴관한다. 자세한 정보는 창녕군 박물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창녕박물관은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창녕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