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박물관, 3500년 역사 품은 시간의 문 열다

고성박물관 재개관, 3500년 역사의 숨결을 만나다
2025년 경상남도 고성군에 위치한 고성박물관이 새롭게 단장하여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이 박물관은 세계유산인 송학동고분군과 인접해 있어, 고성의 깊은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박물관 방문 전, 많은 이들이 먼저 찾는 곳은 바로 송학동고분군입니다.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고분군은 천오백 년 동안 이 땅에 잠들어 있던 시간의 결을 고요히 드러내며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바람은 마치 오래된 숨결을 전하듯 조용히 산책로를 감쌉니다.
고분군을 지나 박물관 건물에 다가서면, 봉분의 곡선을 닮은 원통형 건물이 고성의 뿌리를 품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1층 정면에 송학동고분군 발굴 기록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 흙 속에 잠들었던 삶이 다시 빛을 만나는 순간들을 고요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관람 전 북카페 ‘고성 담소’에서 제공하는 무료 아메리카노 한 잔은 방문객에게 잠시 숨을 고를 여유를 선사합니다. 따뜻한 향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며, 오래된 시간 속으로 들어가기 전의 준비를 돕습니다.
계단을 오르며 벽면에 새겨진 연표를 따라 고성의 역사가 신석기 시대부터 조선과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처럼 펼쳐집니다. 각 계단마다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듯한 감각이 방문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신석기 빗살무늬토기 조각과 송학동고분군 장례문화 전시물이 고성의 가장 오래된 시간을 조용히 펼쳐 보입니다. 특히, 새무늬청동기는 방패형 금속 표면에 기하학적 문양과 새 형상이 세밀하게 새겨져 있어, 삼한 시대 사람들의 하늘과 땅을 잇는 신앙과 소망을 전합니다.
전시장 깊은 곳에서는 180도 실감 영상이 펼쳐져, 어둠 속에서 황금빛 봉황이 날개를 펼치는 장면이 박물관과 고분군의 유물과 사람들을 생생하게 재현합니다. 이 장면은 천년의 꿈이 깨어나는 듯한 감동을 선사하며 방문객을 말없이 사로잡습니다.
두 번째 상설전시실에서는 고려와 조선 시대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보물 제495호인 옥천사 청동북은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곁에 놓인 시왕도는 조선 민중의 선행과 극락왕생에 대한 믿음을 조용히 전합니다. 또한, 초월 스님이 남긴 태극기는 고성 사람들의 꺼지지 않는 의지를 상징합니다.
관람을 마치고 박물관 밖으로 나오면, 고요한 바람이 이곳에 쌓인 시간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세계유산 곁에서 새롭게 문을 연 고성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오래된 이야기가 마음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고성의 깊은 역사와 마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고성박물관 방문을 권합니다. 이곳에서 3500년의 시간 여행을 통해 고성의 뿌리와 문화를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고성박물관 안내
| 위치 | 경상남도 고성군 고성읍 송학로113번길 50 (고성소가야유물전시관) |
|---|---|
| 관람 시간 | 09:00~18:00 (화요일~일요일, 월요일 휴관) |
| 관람료 | 무료 |
| 주차 | 무료 (인근 송학동고분군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도보 5분 이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