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시가 어우러진 박재삼 문학관

바다와 시가 어우러진 박재삼 문학관
경상남도 사천시 노산공원 자락에 위치한 박재삼 문학관은 한국 서정시의 대표 시인 박재삼(1933~1997)의 삶과 문학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공간입니다. 문학관으로 향하는 길가에는 시인의 시구가 적힌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시적 감성을 자극하며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문학관 입구에는 둥근 자연석 위에 금속판을 덧댄 담백한 시비가 자리해 있습니다. 화려함을 배제한 이 시비는 오히려 깊은 여운을 남기며 시인의 문학적 정서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바다를 품은 언덕 위에 세워진 박재삼 문학관은 단정하고 현대적인 외관을 자랑하며, 내부에 들어서면 마치 한 편의 시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듯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박재삼 시인은 남해의 바다와 섬, 그리고 그리움과 사랑을 맑고 절제된 언어로 노래한 시인으로, 그의 시에는 화려한 수사 대신 담백하면서도 깊은 정서가 흐릅니다. 문학관은 이러한 시인의 세계를 공간으로 구현해 방문객들이 시인의 감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에서는 시인의 친필 원고와 육필 메모를 비롯해 시집 초판본, 교정지, 발표 당시의 자료들이 유리 진열장 안에 정리되어 있어 시인의 문학적 여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시집 표지 디자인의 변천사를 통해 시대의 흐름과 시인의 행보를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벽면에는 ‘박재삼과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동시대 문인들과의 교류를 소개하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술잔을 들고 있는 모습과 동료 문인들과 나란히 선 사진 속에서 인간 박재삼의 따뜻한 면모가 느껴집니다. 그는 고독한 시인이면서도 사람을 아끼고 정을 나누던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전시 공간에는 대표 시편들이 벽면 가득히 적혀 있어, 잔잔한 꽃잎 이미지 위로 시 구절이 흐르듯 배치되어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조용히 서서 시를 읽으며 바다 내음과 남해의 햇빛, 바람을 느끼는 듯한 감동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의 시는 크지 않은 목소리로 오래도록 마음에 울림을 전합니다.
박재삼 문학관은 단순한 자료 전시를 넘어 시인의 생애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문단 데뷔, 주요 작품 발표, 문학상 수상, 만년의 시간까지 시대별 흐름에 따라 정리되어 한 사람의 생애가 한 편의 서사처럼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문학관의 매력은 그 위치에 있습니다. 문학관 밖으로 나서면 곧바로 펼쳐지는 노산공원의 바다 풍경은 박재삼 시인의 시 속 남해의 정서와 실제 풍경이 겹쳐지며 글과 공간이 하나로 이어지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시를 감상한 후 바다를 바라보면 문장 속 그리움이 더욱 선명하게 마음에 남습니다.
조용한 전시실과 정갈한 원고, 그리고 바다를 닮은 시 한 편이 여행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박재삼 문학관은 빠르게 둘러보고 떠나는 장소가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시를 읽고 느끼며 마음을 채우는 공간입니다. 사천을 방문한다면 화려한 관광지 사이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이곳을 찾아보길 권합니다.
| 박재삼 문학관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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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소: 경남 사천시 박재삼길 27 |
| 운영시간: 09:00 ~ 18:00 (매주 월요일 휴무) |
| 관람료: 무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