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웅양 동호숲, 맥문동과 소나무의 조화

거창 웅양 동호숲, 맥문동과 소나무의 조화
지난 9월 1일,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에 위치한 웅양 동호 전통마을숲을 방문했다. 이곳은 거창 맥문동 명소로 잘 알려져 있으며, 조용한 소나무숲과 잘 정비된 산책로가 특징이다. 특히 애견 동반 여행객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장소로 손꼽힌다.
동호숲은 웅양면 동호리 동호마을 입구에 자리한 전통숲으로, 연안 이씨 집성촌의 고택과 돌담이 남아 있는 전통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소나무를 중심으로 조성된 이 숲은 제1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한 바 있다.
9월 초 방문 당시, 소나무 아래에는 보랏빛 맥문동이 만개해 사진 촬영에 적합한 풍경을 연출했다. 입구에는 공중화장실과 해충기피제 전동분사기, 에어건, 수도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방문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맨발 걷기에도 적합한 환경이다.
맥문동은 보통 7월 말에서 8월 사이에 꽃을 피우지만, 웅양 동호숲에서는 늦게까지 꽃이 피어 있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보랏빛 맥문동의 물결은 마치 바다를 연상시키며, 무엇보다도 소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가 맑은 공기를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쾌적함을 선사한다.
아침이나 늦은 오후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들 때, 맥문동은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성황단이 나타나는데, 이는 동호마을 입구임을 알리는 상징이다. 과거 음력 정월 보름에 이곳에서 동제와 산제가 거행되었으며, 마을 안에는 성황단이 세 곳 더 있었다고 전해진다. 새끼줄로 둘러싸인 돌무더기는 마을의 안녕과 주민 평안을 기원하는 흔적이다.
성황단을 지나면 높이 15미터, 둘레 4.8미터에 이르는 약 500년 된 느티나무 보호수를 만날 수 있다. 2000년에 동호마을 보호수로 지정된 이 나무는 마을의 상징적 존재다.
동호숲 조성의 시초는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 이후 동호마을에 정착한 '쌍청당 이계준' 선생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물도 맑고 마음도 맑다'는 뜻의 호를 사용했으며, 그의 유허비가 보호수 옆에 자리해 있다. 이처럼 동호숲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한 선비의 삶과 철학이 깃든 장소임을 알 수 있다.
동호마을은 곡식의 껍질을 골라내는 도구인 챙이(키) 모양을 닮았으며, 남쪽 끝이 재물이 빠져나가는 형국이라 하여 마을 입구에 소나무를 넓게 심어 재물을 가두려는 풍수적 의미도 담겨 있다.
마을 뒤편에는 불영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어 울창한 숲길을 따라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서당단이라는 서당 터를 기념하는 단도 볼 수 있어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임을 느끼게 한다.
마을 입구에는 전통기와가 인상적인 마을회관이 자리하며, 방문객을 반기는 강아지 한 마리가 산책로까지 따라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조용한 산책과 자연을 만끽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거창 웅양 동호 전통마을숲은 보랏빛 맥문동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명소로 추천할 만하다.
| 위치 | 주소 |
|---|---|
| 동호숲 |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 1055-1 |
| 동호마을회관 |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동호3길 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