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동호숲 꽃무릇과 전통마을 가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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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동호숲 꽃무릇과 전통마을 가을 산책

거창 동호숲, 가을 꽃무릇과 전통마을의 만남

지난 9월 말,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 일대에 위치한 동호숲을 찾았다. 이곳은 가을철 걷기 좋은 숲길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붉은 꽃무릇이 소나무 숲 사이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풍경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끈다.

9월 초에는 보랏빛 맥문동이 만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맥문동은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를 붉은 꽃무릇이 대신했다. 동호숲 주차장에는 신발장과 수도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맨발 걷기를 즐기는 방문객들에게도 편의를 제공한다. 또한 해충기피제 전동분사기가 설치되어 있어 쾌적한 산책 환경을 돕는다. 주차장 내 공동화장실도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어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동호숲은 2025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된 전통마을 숲으로, 거창을 대표하는 숲 중 하나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진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전통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가을철 꽃무릇과 소나무의 조화는 독특한 풍경을 선사한다. 숲길 곳곳에는 벤치가 설치되어 있어 산책 중 휴식을 취하기에도 적합하다.

이 숲은 학생들의 생태학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현장학습을 나온 학생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꽃무릇이 붉게 물든 숲길을 10여 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돌로 만든 사자상이 양옆에 자리한 동호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동호마을은 연안 이씨 집성촌으로, 전통문화가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마을 내에는 조선 후기 순조 때 지어진 거창 동호리 이씨고가와 영은고택 등 옛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마을 입구에는 수령 약 523년, 높이 19m에 달하는 느티나무가 자리해 마을을 수호하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느티나무에서는 매년 당산제가 거행되며, 주변에는 성황단도 위치해 있다.

동호마을 초입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이씨 고가에 도착한다. 이 고가는 조선 후기 남부지방 전통 민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안채와 사랑채가 각각 높은 곳과 낮은 곳에 배치되어 있다. 대문채, 사랑채, 중문채, 안채, 곳간채, 마구간채 등으로 구성되어 조선 후기 사대부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이씨고가 아래쪽에는 영은고택이 자리해 있는데, 두 고택은 단순히 인접한 집이 아니라 한 집안의 분가와 재산 분배 과정을 보여주는 형제고택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영은고택은 1884년 이진악의 아들 이준학이 차남인 영은 이현석에게 지어준 집으로 알려져 있다.

고택 주변에는 호두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인근 민가에는 배초향이라 불리는 방아잎 꽃이 보라색으로 피어 동호숲의 맥문동을 연상케 한다.

가을철 거창을 방문해 걷기 좋은 숲길과 전통마을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동호숲과 동호마을 일대를 추천한다. 붉은 꽃무릇이 피어난 숲길을 따라 산책하고, 전통 고택을 둘러보는 코스는 깊은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길이 될 것이다.

동호숲 위치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 1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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