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창고가 품은 남해

남해 미조항 앞의 옛 냉동창고가 카페와 전시관, 플리마켓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스페이스미조는 건물이 간직한 산업시설의 흔적과 미조항의 바다 풍경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남해의 실내 여행 공간이다.
커피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카페부터 무료 전시와 독립영화, 지역 작가들의 소품을 선보이는 무인 플리마켓까지 층별로 이어진다. 건물 곳곳의 창과 야외 테라스에서는 한적한 항구와 남해 바다가 서로 다른 각도로 펼쳐진다.
스페이스미조 기본 정보
| 구분 | 내용 |
|---|---|
| 장소 | 스페이스미조 |
| 위치 | 경상남도 남해군 미조면 미조로 254 |
| 운영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
| 휴무일 | 매주 화요일 |
| 주차 | 건물 전용 주차 공간 마련 |
| 주요 시설 | 카페 라꼬, 전시 공간, 영상 공연장, 무인 플리마켓, 야외 테라스 |
냉동창고의 시간을 보존한 공간
스페이스미조 건물은 과거 얼음을 만들고 보관하던 냉동창고였다. 오랫동안 멈춰 있던 창고를 재생해 예술과 커피, 지역 문화를 함께 접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미조항을 둘러본 뒤 실내에서 쉬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위치적 특징도 갖췄다.
외관과 내부에는 옛 냉동창고의 흔적이 남아 있다. 특히 창고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냉각 열교환기가 건물 안에 그대로 보존돼 일반적인 카페와 다른 첫인상을 만든다. 거대한 설비는 이 건물이 지나온 용도와 시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건물 후문 쪽은 정면과 분위기가 다르다. 넓은 통창을 적용해 실내에서도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단단한 창고 구조와 개방적인 유리창이 대비되면서 재생 공간 특유의 분위기가 나타난다.
1층에는 전용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방문객은 같은 건물에서 주차한 뒤 카페와 전시 공간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1층 카페 라꼬
카페 라꼬는 스페이스미조 1층에 있다. 1층과 복층에 좌석을 배치해 미조항을 둘러보는 동안 머물 수 있도록 했다. 높은 공간감과 냉동창고의 구조적 흔적이 어우러져 일반 카페와는 다른 실내 풍경을 보여준다.
음료는 고소한 풍미의 커피를 비롯해 차, 라떼, 셰이크, 에이드 등으로 구성된다. 베이커리류도 함께 판매한다. 여러 종류의 음료와 빵을 한 공간에서 선택할 수 있어 여행 중 휴식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남해 유자를 활용한 유자프레소와 남해유자에이드는 지역의 특색을 메뉴에 담아낸 사례다. 단순히 항구 앞에 자리한 카페를 넘어 남해에서 생산되는 재료의 인상을 음료로 연결했다.
카페에는 작성한 편지를 1년 뒤에 배송하는 느리게 가는 우체통도 운영된다. 방문객은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편지를 쓰며 남해 여행의 장면을 기록할 수 있다. 카페 이용과 여행 기록을 하나의 경험으로 잇는 장치다.
무료 전시와 독립영화
카페 안쪽으로 이동하면 층별 전시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스페이스미조에서 마련한 전시와 독립영화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됐다. 음료를 마시는 공간과 문화예술을 접하는 공간을 한 건물 안에서 연결한 구성이다.
이곳에서는 진영 작가의 전시 봄 그리고 그 이전의 계절들이 소개되기도 했다. 여러 풍경을 일러스트로 풀어낸 작품들은 장면이 연속되는 만화처럼 감상할 수 있는 특징을 보였다.
전시 구성은 일러스트에만 머물지 않는다. 영상과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남해의 풍경을 담은 사진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른 형식의 작품이 건물 곳곳에 놓여 있어 관람 동선을 따라 공간의 구조까지 함께 살펴보게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미조항 역시 전시 공간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푸른 바다와 항구의 잔잔한 풍경이 작품 사이로 들어오고, 관람 위치에 따라 바다와 방파제의 모습도 달라진다. 실내 전시와 실제 남해 풍경이 자연스럽게 맞물린다는 점이 스페이스미조의 뚜렷한 특징이다.
남해 로컬 무인 플리마켓
건물 3층에는 무인 플리마켓이 운영된다. 남해 지역 작가들이 만든 소품과 남해 특산물을 활용한 드립커피 등 지역성을 담은 상품을 판매한다. 대량 생산된 일반 기념품과 다른 수공예품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일러스트 소품을 비롯해 어린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캐릭터 상품도 진열돼 있다. 남해 관광 캐릭터인 나매기를 활용한 키링은 여러 가지 콘셉트로 구성됐다. 지역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작은 기념품에 담아낸 상품들이다.
플리마켓은 카페와 전시를 둘러본 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에 놓여 있다. 커피와 예술 작품, 지역 작가의 창작물을 차례로 만날 수 있어 복합문화공간이라는 건물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3층 테라스에서 보는 미조항
3층 야외 테라스에서는 미조항 방파제와 항구 주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실내 공간을 관람한 뒤 바깥으로 나서면 시야가 넓어지고, 항구에 정박한 배와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시설이 함께 들어온다.
테라스에서는 미조항 해상 산책로가 자리한 주변 풍경도 확인할 수 있다. 창고를 재생한 건축물과 항구의 현재 모습이 한 시야에 겹치면서 스페이스미조가 미조항과 맺고 있는 관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풍경을 볼 수 있는 미조 해상 산책로는 스페이스미조에서 걸어서 약 9분 거리에 있다. 스페이스미조의 실내 공간을 둘러본 뒤 산책로로 이동하면 카페와 전시, 항구 산책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미조항과 이어지는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미조는 버려진 산업시설을 지우는 대신 냉동창고의 설비와 건축적 흔적을 남겼다. 그 안에 카페와 전시, 영상, 지역 상품을 더해 미조항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보여주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 공간의 핵심은 카페 한 곳을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해의 바다와 예술, 지역 창작물을 한 건물에서 차례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날씨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실내 공간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야외 테라스와 가까운 해상 산책로를 통해 미조항의 풍경까지 이어서 살펴볼 수 있다.
옛 냉동창고의 냉각 설비, 통창 너머의 바다, 층별 전시와 무인 플리마켓은 각기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산업시설의 기억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기능을 담아낸 스페이스미조는 남해 미조항의 장소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복합문화공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