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피어난 통영옻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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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피어난 통영옻칠

통영 옻칠 예술을 한자리에서

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용남해안로 36에 자리한 통영옻칠미술관은 통영의 전통 공예인 옻칠과 나전칠기의 아름다움을 살펴볼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바다와 먹거리로 널리 알려진 통영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품은 예술도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나전칠기는 통영을 대표하는 공예 분야로 꼽힌다.

미술관에서는 평소 가까이에서 접하기 어려운 옻칠 작품을 다양한 형태로 만날 수 있다. 벽면 작품을 비롯해 입체적인 조형물과 전통 가구가 함께 전시돼 옻칠 예술의 폭넓은 표현 방식을 보여준다. 전시 공간은 작품 사이에 충분한 간격을 두고 구성돼 차분하게 세부 표현을 관찰할 수 있는 분위기다.

건물 앞에는 방문객을 위한 넓은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입구에는 관람료와 대상별 요금을 안내하는 자료가 게시돼 있다. 일반 성인의 개인 관람료는 3천 원이며, 경로·청소년·어린이 등은 나이와 대상에 따라 서로 다른 요금이 적용된다. 영유아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성수 선생과 옻칠의 현대화

전시실에 들어서면 통영 옻칠미술관과 깊은 관련이 있는 김성수 선생의 소개 공간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이 공간은 김성수 선생의 생애와 주요 활동,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김성수 선생은 옻칠 예술의 발전과 현대화를 위해 힘써 온 인물로 소개된다. 그의 작품과 활동을 따라가다 보면 옻칠이 전통 공예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인 색채와 조형 감각을 받아들이며 표현 영역을 넓혀 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은 한 가지 분위기로 제한되지 않는다. 단순한 구성 속에서 색의 조화와 배치가 돋보이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빨강·노랑·초록·파랑 등 강렬한 색상을 함께 사용한 작품도 눈에 띈다. 어둡고 차분한 색을 떠올리기 쉬운 옻칠에 화려한 색채가 더해지면서 전통 재료의 새로운 면모가 드러난다.

여러 차례 칠하고 말리는 옻칠

옻칠은 옻나무에서 얻은 수액을 물건의 표면에 바르는 전통 기법이다. 나무로 만든 생활용품이나 공예품에 옻을 칠하면 고유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고, 내구성과 내수성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옻칠 작품은 한 번 칠하는 과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나무 바탕을 준비해 생옻을 바르고 천을 붙인 뒤, 다시 옻칠하는 작업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칠한 표면을 건조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정교한 기술뿐 아니라 긴 시간과 꾸준한 손길이 요구되는 이유다.

미술관의 제작 공정 안내는 완성된 작품만 보아서는 알기 어려운 작업의 순서를 보여준다. 바탕을 다지고 칠과 건조를 거듭하는 과정이 쌓여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멀리서와 가까이서 다른 무늬

전시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작은 무늬가 촘촘하게 이어져 하나의 큰 화면을 이루고 있다. 멀리서는 전체적인 색과 형태가 먼저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재료의 결이나 세밀한 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관람 거리에 따라 작품의 인상이 달라지는 점은 옻칠 작품을 살펴보는 중요한 요소다.

깊고 푸른 바탕에 금빛과 은빛이 어우러진 작품은 공작새의 화려한 깃털을 연상시키는 구성을 보여준다. 섬세한 무늬와 빛의 방향에 따라 달라 보이는 색감이 겹치며 우아한 날갯짓과 같은 인상을 만든다. 자개의 빛과 옻칠 바탕의 깊은 색이 서로 대비되면서 화면에 입체감을 더한다.

붉게 물든 노을과 세 개의 산봉우리를 담은 작품도 소개돼 있다. 주황빛 하늘과 어둡고 깊은 산의 색상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산 표면에는 섬세한 결이 표현돼 있다. 화려한 장식을 앞세우지 않고 색감과 질감만으로 강한 분위기를 나타낸 작품이다.

조개껍데기에서 태어나는 나전칠기

나전칠기는 조개껍데기에서 얻은 자개를 얇고 섬세하게 가공한 뒤 여러 무늬로 붙여 완성하는 전통 공예다. 전시실 한쪽에는 나전칠기에 쓰이는 재료가 소개돼 있어 완성품과 재료의 관계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안내 자료에서는 전복 껍데기와 소라 껍데기 등이 자개 재료로 활용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연에서 얻은 조개껍데기가 장인의 가공을 거쳐 빛나는 무늬로 바뀌고, 다시 옻칠한 바탕과 결합해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자개를 다루는 방식도 작품의 무늬에 따라 달라진다. 전시장에서는 자개를 가늘게 잘라 붙이는 줄음질과 자개를 무늬에 맞게 오려 붙이는 끊음질 기법을 보여주는 작품을 나란히 살펴볼 수 있다. 서로 다른 기법을 비교하면 자개의 크기와 배치, 무늬를 완성하는 방식의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보인다.

전통 가구부터 현대 조형물까지

통영옻칠미술관의 작품은 전통 가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평면 회화와 독특한 형태의 조형 작품,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예품까지 여러 갈래의 옻칠 작업이 전시돼 있다.

같은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더라도 색을 고르는 방식과 화면을 구성하는 방법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차분한 색으로 깊이를 드러낸 작품과 선명한 원색으로 생동감을 강조한 작품을 함께 볼 수 있어 옻칠 표현의 다양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전시장의 조용하고 안정된 구성은 작품의 표면에 비치는 빛과 섬세한 질감에 시선을 모으게 한다. 관람객은 작품 전체를 바라본 뒤 가까이에서 무늬를 확인하며 전통 공예에 담긴 시간과 세밀한 제작 과정을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트숍과 기획전시실

전시장 한쪽에는 아트숍이 마련돼 있다. 아트숍 내부에는 다양한 옻칠 작품과 생활 공예품이 전시돼 있어 본전시에서 확인한 재료와 기법이 일상적인 물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건물 외부에는 별도의 기획전시실도 마련돼 있다. 소개된 기획전 가운데 하나인 최은란 옻칠회화전에서는 상설전시와 또 다른 옻칠회화의 표현 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술관이 전통 옻칠 작품과 함께 작가별 표현을 다룬 기획전도 선보이는 공간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은란 옻칠회화전에서는 커다란 꽃 한 송이를 담아낸 작품이 소개됐다. 화려한 색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차분하고 섬세한 표현으로 꽃의 형태와 아름다움을 드러낸 그림이다. 같은 옻칠회화라도 작가에 따라 색감과 표현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통영 문화예술의 깊이를 만나는 공간

통영옻칠미술관은 나전칠기와 옻칠의 기본 재료부터 제작 공정, 전통적인 기법과 현대적인 표현까지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옻나무 수액, 자개 재료, 반복되는 칠과 건조 과정, 줄음질과 끊음질 같은 세부 기법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가 이어진다.

통영의 옻칠은 오랜 전통 위에 다채로운 색채와 현대적인 조형 감각을 더하며 새로운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통 가구의 단정한 아름다움과 현대 회화의 강렬한 색감, 자개가 빛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은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옻칠이라는 공통된 재료로 연결된다.

통영의 바다와 음식뿐 아니라 지역이 이어 온 문화예술을 알고 싶다면 이 미술관은 나전칠기와 옻칠 공예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차분한 전시 환경 속에서 작품의 전체 모습과 작은 무늬를 번갈아 바라보면 통영 전통 공예가 지닌 깊이와 현대적인 변화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관람 정보

시설명통영옻칠미술관
소재지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용남해안로 36
일반 성인 개인 관람료3천 원
대상별 관람료경로·청소년·어린이 등은 연령과 대상에 따라 차등 적용
무료 관람영유아
주차건물 앞 주차 공간 마련
주요 공간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아트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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