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진주역에 모인 세계의 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던 옛 진주역 터가 세계 여러 나라의 춤과 음악으로 채워졌다. 시민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은 진주 철도문화공원에서는 2026년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2026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지닌 사람들이 민속예술을 통해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공원 곳곳에서는 공연과 체험, 전시가 이어졌고, 세계 각국의 전통예술을 가까이에서 만나려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세계의 춤과 음악이 오른 무대
메인 무대에는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티아모농 팀이 올라 경쾌한 리듬을 들려줬다. 몽골 블루스카이 팀은 시원하고 힘찬 몸짓으로 무대를 채웠다.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음악과 춤은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축제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태국, 브라질 공연단도 각 나라의 개성이 담긴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자들이 입은 화려한 전통 의상은 음악과 동작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고, 생동감 있는 공연은 철도문화공원에 활기를 더했다.
각 나라의 민속예술은 언어가 달라도 음악과 몸짓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관객들은 흥겨운 가락에 맞춰 박수를 보냈으며, 공연자들은 힘찬 동작으로 화답했다.
한국과 해외 예술가의 협업
한국과 해외 예술가들이 진주에 함께 머물며 준비한 협업 무대도 펼쳐졌다.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와 한국 전통 악기가 함께한 합동 연주는 서로 다른 음색이 어우러지는 장면을 들려줬다.
진주 교방춤과 인도네시아 춤이 만난 공연에서는 서로 다른 움직임과 표현이 한 무대에서 조화를 이뤘다. 각자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함께 호흡한 공연은 이번 비엔날레가 내세운 문화 교류의 모습을 무대 위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진주의 멋을 담은 주제공연 가장 아름다운 힘도 관객을 만났다. 진주검무와 진주삼천포12차농악 역시 무대에 올라 지역 전통예술의 특징과 매력을 전했다. 세계 민속예술과 진주의 전통예술을 한 공간에서 차례로 살펴볼 수 있도록 공연 구성이 이어졌다.
직접 배우며 가까워진 문화
공연장 밖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이 진행됐다. 세계 민속예술 체험 부스에서는 해외 예술가들에게 춤과 악기를 배우며 낯선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하나씩 따라 하고 새로운 악기를 다뤘다. 서툰 동작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웃음이 이어졌으며, 예술가와 관람객이 같은 리듬을 나누는 모습이 공원 곳곳에서 나타났다.
무대를 바라보는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움직이고 소리를 내보는 체험은 세계 민속예술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됐다.
진주의 문화와 공예를 만난 공간
행사장에서는 남강 유등과 실크, 하모 캐릭터를 활용한 소품들도 방문객의 관심을 모았다. 진주의 특징을 담은 아기자기한 상품을 둘러보는 발길이 이어졌고, 지역 먹거리를 맛보는 공간에도 활기가 돌았다.
향긋한 차를 나누는 들차회는 공연과 체험을 즐기던 방문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정성껏 우려낸 차 한 잔과 함께 가을날의 여유를 누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공예가들의 작품과 진주목공예전수관 수강생들이 만든 목공예 작품도 전시됐다. 작품마다 서로 다른 개성과 손길이 담겨 있었으며, 관람객들은 전시된 공예품을 천천히 살펴보며 제작의 세밀함을 감상했다.
관객과 공연자가 함께 만든 마무리
과거 수많은 사람의 사연을 싣고 기차가 오가던 자리에는 세계 각국의 음악과 춤이 흘렀다. 옛 진주역이라는 장소의 흔적 위에서 여러 나라의 전통예술과 진주의 문화가 한데 만났다.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같은 리듬을 듣고 박수를 나누는 동안 공연자와 관객의 거리는 가까워졌다. 공연자는 무대에서 흥을 전했고, 관객은 박수와 호응으로 그 흐름에 참여했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손을 잡고 춤을 추며 끝까지 흥을 나눴다. 무대 위 예술을 감상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객도 축제의 한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순간이었다.
2026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는 옛 진주역 터에서 세계의 춤과 소리, 진주의 전통예술을 함께 선보이며 사흘간의 일정을 마쳤다. 공연과 체험, 전시를 통해 이어진 웃음과 박수는 가을의 철도문화공원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