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으로 바꾼 안전한 경남

거창창포원에서 펼쳐진 안전한 경남 캠페인
젠더폭력 예방과 성평등의 가치를 일상 속 걷기로 알리는 참여형 캠페인이 거창창포원에서 열렸다.
경상남도가 주최하고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가 주관한 ‘2026 일상이 안전한 경남 걸어보라, 바뀌는 경남’ 행사가 2026년 10월 13일 오후 2시부터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창포원 일대에서 진행됐다. 2026년 경남 성매매·여성폭력 근절사업의 하나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공원을 걸으며 교육과 체험 미션을 수행하는 젠더폭력 예방·홍보 워킹 포미션 방식으로 운영됐다.
참가 대상은 경남도민 누구나였으며, 모집 인원은 선착순 200명이었다. 참가비는 무료였다. 사전 접수와 현장 접수가 함께 운영됐고, 당일 거창창포원을 찾은 관광객들도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 행사명 | 2026 일상이 안전한 경남 걸어보라, 바뀌는 경남 |
|---|---|
| 일시 | 2026년 10월 13일 오후 2시부터 |
| 장소 |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창포원 일대 |
| 주요 내용 | 공원 걷기와 젠더폭력 예방 미션 수행 |
| 참가 대상 | 경남도민 누구나, 선착순 200명 |
| 주최 | 경상남도 |
| 주관 |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
공동선언과 플래시몹으로 알린 폭력 근절
행사는 거창젠더폭력통합상담센터와 밀양시 성폭력·가정폭력 통합상담소 관계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경남 여성가족과와 거창군 행복나눔과,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관계자, 소속 기관 직원 등이 현장을 함께했다.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는 경남 지역 45개 기관과 단체로 구성돼 있다.
현장에서는 개회사와 축사에 이어 폭력 추방 공동선언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플래시몹도 진행돼 젠더폭력 예방과 성평등의 의미를 행동으로 표현했다. 오전까지 이어진 가을비가 그치고 오후에는 파란 하늘이 드러나면서, 참가자들은 선선한 공기와 수변 정원의 풍경 속에서 걷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젠더폭력을 멀리 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일상에서 알아차리고 함께 막아야 할 문제로 이해하도록 돕는 데 있었다. 교육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걷기, 퀴즈, 문장 바꾸기, 실천 문구 작성 등으로 참여 범위를 넓혔다.
걷기 교육 행동 실천으로 이어진 네 가지 미션
워킹 포미션은 걷기, 교육, 행동, 실천을 주제로 한 네 개 구간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안내도를 살피며 거창창포원 곳곳을 이동했고, 각 체험 부스에서 도장을 받는 방식으로 모든 과정을 수행했다.
- 존중하는 말로 바꾸기
첫 번째 미션은 수국 옆 공터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그 말 말고, 이렇게 말해요’라는 주제 아래 제시된 문장을 소리 내어 읽고, 마음에 드는 표현에 스티커를 붙였다.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을 존중과 배려가 담긴 표현으로 바꿔보는 활동이었다. - 젠더폭력 바로 알기
두 번째 미션 장소는 전망대와 단풍나무 데크 주변이었다. 주사위를 던진 뒤 나온 번호에 맞춰 젠더폭력 관련 OX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성폭력 사건 이후 피해자에 관한 악성 소문을 퍼뜨리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가 2차 가해에 해당하는가’와 같은 문제가 제시돼 참가자들이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의 의미를 생각하도록 했다. - 폭력 없는 세상을 글로 표현하기
세 번째 미션은 노랑꽃창포단지 옆 하천 부근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볼펜 만들기 또는 장바구니 체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폭력 없는 세상을 위한 한마디를 포스트잇에 적었다. 각자가 작성한 짧은 문장은 폭력 예방을 위해 일상에서 지켜야 할 태도와 실천 의지를 보여줬다. - 성평등 인식 점검하기
마지막 미션은 사계절 어린이 놀이터 주변에서 진행됐다. 바닥에 놓인 양성평등 통념 OX 퀴즈를 풀고, 성평등 문구가 적힌 소품을 활용해 즉석사진을 촬영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생각을 다시 점검하며 성평등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되새겼다.
모든 미션을 마친 참가자에게는 기념품이 제공됐다. 공원 산책과 체험이 한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어린이와 성인 모두가 비교적 쉽게 행사 취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눈에 띄었다.
침묵하지 않는 일상의 실천 강조
현장에서는 ‘침묵은 방관, 젠더폭력 근절에 동참하세요’, ‘디지털 성범죄 STOP’, ‘더 이상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지 말라’, ‘친밀한 관계 안의 여성폭력을 제대로 처벌하라’, ‘아동 성폭력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라’는 취지의 메시지가 제시됐다.
교제폭력과 스토킹을 비롯해 폭언, 협박, 과도한 집착도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참가자들은 퀴즈와 문구 작성, 공동선언 등을 통해 피해자를 탓하지 않는 태도와 주변의 폭력에 침묵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성평등하고 안전한 경남은 거창한 구호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폭력의 징후에 함께 대응하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캠페인의 중심 메시지였다.
수변정원에서 만난 가을 풍경
행사가 열린 거창창포원은 경상남도 거창군 남상면 창포원길 21-1에 자리한다. 경남 지방정원 제1호이며 2021년 경상남도 대표 생태관광지로 지정됐다. 합천댐 건설로 수몰됐던 땅을 황강의 수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수생태정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거창창포원은 2026년 제1회 대한민국 정원대상에서 전국 18개 지방정원 가운데 대상으로 선정됐다. 평가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수변 공간의 특성을 정원으로 발전시키고 장소가 지닌 의미를 새로운 경관으로 구현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행사 당일에는 비에 젖은 산책로와 황강 수변정원, 단풍나무 데크, 노랑꽃창포단지 주변에 가을빛이 번졌다. 참가자들은 각 미션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정원의 풍경을 살폈다. 걷기 활동과 젠더폭력 예방 교육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공원 전체가 캠페인의 현장이 됐다.
거창창포원은 2026년 10월 24일부터 열리는 국화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주차료와 입장료는 유료로 운영됐으며 거창군민은 신분증을 제시한 뒤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휠체어와 유모차는 무료로 빌릴 수 있으며 대여 안내는 거창창포원 치유센터 안내데스크가 맡는다.
성매매 집결지 변화도 사진으로 기록
행사장에서는 ‘사라지는 창원 서성동, 시민들이 기록하다’ 전시 소식도 소개됐다.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 사업으로 창원 시민과 관계기관이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의 변화 과정을 기록하고 여성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한 전시다.
관련 특별사진전은 2026년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상상갤러리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안내됐다. 이는 성매매 집결지의 변화를 지역사회가 함께 기록하고, 그 과정에서 여성 인권의 의미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역 피해자를 위한 상담과 지원
거창 지역에서는 거창젠더폭력통합상담센터가 성폭력과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등 젠더폭력 피해자를 위한 상담과 지원을 제공한다. 센터는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강남로1길 170에 위치한다.
거창젠더폭력통합상담센터의 전화 상담은 055-944-1828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피해 당사자가 혼자 문제를 감당하지 않도록 지역 상담기관이 필요한 지원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안전한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한 걸음
‘걸어보라, 바뀌는 경남’은 아름다운 정원을 걷는 활동에 젠더폭력 예방 교육을 결합해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시민의 일상 가까이 가져왔다. 참가자들은 말과 행동 속 차별을 돌아보고, 피해자를 향한 비난과 소문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퀴즈와 체험으로 확인했다.
경상남도와 지역 상담기관들은 공동선언과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폭력 없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감대를 넓혔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 폭력에 침묵하지 않는 태도, 주변 문제에 함께 관심을 기울이는 행동이 안전한 공동체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도 분명하게 전달했다.
함께 예방하고 함께 존중하는 사회를 향한 발걸음이 이어질 때, 젠더폭력 없는 경남과 모두의 안전한 일상도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