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빛에 깨어난 가야

수로왕릉과 대성동고분군, 수릉원을 잇는 가야의 역사 공간이 초롱빛과 공연, 체험으로 물들었다. ‘2026 김해국가유산야행’이 2026년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김해의 주요 국가유산 일원에서 열렸다.
해가 진 뒤 익숙한 산책길에는 등불이 하나둘 켜졌고, 수로왕릉의 차분한 밤길부터 방문객으로 활기를 띤 수릉원까지 서로 다른 가을밤 풍경이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금관가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야경과 공연, 체험, 먹거리를 통해 살펴봤다.
2026 김해국가유산야행 행사 정보
| 행사명 | 2026 김해국가유산야행 |
|---|---|
| 기간 | 2026년 10월 16일 금요일부터 18일 일요일까지 |
| 운영 시간 |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
| 장소 | 수로왕릉, 수릉원, 대성동고분군 일원 |
| 관람료 | 무료, 일부 체험은 유료 |
| 주최 | 국가유산청, 경상남도, 김해시 |
| 주관 | 재단법인 김해문화관광재단 |
| 행사 문의 | 김해문화관광재단 행사 문의 070-8824-0347 |
이번 행사는 대성동고분군과 수로왕릉, 수릉원 일대를 걸으며 가야의 유산을 만나는 야간 문화축제로 구성됐다. 프로그램은 밤을 뜻하는 여덟 가지 주제인 야경, 야로, 야사, 야화, 야설, 야식, 야숙, 야시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역사 유적을 단순히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빛과 이야기, 만들기 체험과 공연을 한 공간에서 접하도록 한 것이 행사의 중심이었다.
초롱등이 이끈 수로왕릉 밤길
행사장 초롱등 대여소에서는 수로왕의 모습이 그려진 노란 초롱등을 빌릴 수 있었다. 방문객들이 초롱등을 손에 들고 이동하면서 수로왕릉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작은 불빛의 행렬이 만들어졌다.
초롱 불빛이 줄지어 걸린 길을 지나 숭화문 안으로 들어서면 푸른 조명을 받은 참배길이 나타났다. 초롱등을 든 관람객과 한복 차림의 방문객들이 오가며 고즈넉한 왕릉의 밤 풍경에 생기를 더했다. 길가에 놓인 은은한 등불은 어두운 산책로의 윤곽을 드러냈고, 곳곳에서는 방문객들이 발걸음을 늦추고 사진을 남겼다.
가락루 앞은 화려한 아시아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수로왕릉 안쪽의 차분한 분위기와 가락루 주변의 활기가 한 공간에서 교차하며 다채로운 야행 풍경을 만들었다.
달빛 아래 드러난 대성동고분군
대성동고분군 언덕 위에는 보름달을 닮은 환한 조형물이 설치됐다. 둥근 빛과 고분의 부드러운 곡선이 어우러지면서 낮에는 보기 어려운 입체적인 경관이 펼쳐졌다.
조명이 고분군의 형태를 따라 번지자 금관가야의 역사가 남은 공간은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방문객들은 언덕 위 달빛 조형물을 바라보거나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며 야경을 감상했다.
수릉원 연못에 비친 또 하나의 야경
수릉원 연못에는 주변 조명과 행사장의 불빛이 고스란히 비쳤다. 물 위에 번진 빛이 실제 경관과 맞물리며 또 하나의 야경을 만들었고, 관람객들은 연못 주변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거나 쉬어갔다.
수릉원은 체험 부스와 먹거리 공간, 공연 무대를 두루 갖춘 행사 중심지로 운영됐다. 잔잔한 연못 주변과 방문객이 모인 잔디밭이 대비되면서 차분함과 활기가 함께 나타났다.
별을 관찰하고 소원을 담은 체험
밤이라는 행사 주제에 맞춰 ‘비비단의 기억 천문관측 체험’과 ‘가야MOON 소원등 체험’이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별을 살펴보고 소원등에 마음을 담으며 야간 축제의 흐름에 참여했다.
천문관측과 소원등은 빛을 활용한 야경 프로그램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단순한 관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밤하늘과 가야의 이야기를 체험으로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손으로 완성한 가야의 기억
흙인형 만들기 부스에서는 어린이들이 진행자의 설명을 들으며 흙을 빚었다. 작은 손으로 모양을 다듬고 작품에 집중하는 모습이 이어졌으며, 완성한 결과물을 통해 축제의 기억을 남길 수 있었다.
천연염색 작품 전시와 체험을 비롯해 은은하게 빛나는 한지 등 만들기, 가야 문양을 활용한 슈링클스 만들기도 운영됐다. 서로 다른 재료와 기법을 이용하면서도 가야와 야행이라는 공통 주제를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과일 타르트 만들기와 야행 수제 디저트 체험 부스도 방문객을 맞았다.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 만들고 맛볼 수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의 참여가 이어졌다.
전통 차와 함께한 휴식
아시아 전통 차문화 체험 공간에서는 한복을 갖춰 입은 진행자들이 직접 차를 우려 방문객에게 제공했다. 행사장을 걷던 관람객들은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잠시 쉬어갔다.
활기찬 체험 부스와 공연장 사이에 마련된 차문화 공간은 아시아의 전통 의상과 차를 함께 접하는 자리로 운영됐다. 차분한 동작으로 차를 우리는 모습은 초롱등이 밝힌 수로왕릉의 정취와도 어우러졌다.
어린이 놀이와 이야기 공연
어린이를 위한 놀이 체험 공간과 대한민국 문화도시 안동 홍보관도 함께 운영됐다. 행사장 한쪽에는 어린이들이 소방차를 가까이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가족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잔디밭 한편에서는 북과 스크린을 활용한 이야기 공연이 펼쳐졌다. 어린이들은 무대 주변에 모여 앉아 화면과 북소리에 집중했고, 공연은 야외 공간의 특성을 살려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진행됐다.
가을밤 잔디밭을 채운 먹거리
수릉원 잔디밭에는 줄 조명 아래로 테이블과 의자가 넓게 배치됐다. 방문객들은 가을밤 바람을 맞으며 식사하고 일행과 대화를 나눴다. 체험과 공연 사이에 머물 수 있는 휴식 공간의 역할도 했다.
먹거리 구역은 안내판의 정보무늬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주문한 음식의 준비가 끝나면 카카오톡으로 알림을 받은 뒤 해당 가게에서 음식을 찾는 절차였다. 현장에는 주문을 돕는 통합결제 부스도 설치됐다.
방문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빈 테이블을 찾기 어려운 모습도 나타났다. 이용객들은 일행이 앉을 자리를 확인한 뒤 주문했고, 식사를 마친 자리는 다음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정리됐다.
푸드트럭과 야시의 활기
수릉원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푸드트럭이 길게 늘어선 구역이 이어졌다. 타코야키와 회오리감자, 소떡소떡 등 축제 간식이 판매됐고, 태국 음식 부스에서는 이국적인 메뉴도 선보였다.
하얀 파라솔 아래 마련된 야시장 부스에서는 수공예 소품과 아기 옷, 액세서리 등 여러 상품을 판매했다. 방문객들은 부스를 차례로 둘러보며 여덟 가지 야행 주제 가운데 하나인 야시를 경험했다.
수릉원 메인 무대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다. 체험 부스와 먹거리 구역을 찾은 방문객들은 현장 시간표를 확인하며 공연 관람 일정을 함께 조정했다.
넓게 이어진 행사장과 주차 공간
행사장은 수로왕릉과 수릉원, 대성동고분군까지 넓게 이어졌다. 각 공간의 프로그램과 야경이 달라 주차 위치를 기준으로 관람 순서를 정하면 이동 동선을 줄일 수 있는 구조였다.
행사 기간 안내된 임시 주차장과 주변 주차 공간은 다음과 같았다.
- 김해구봉초등학교
- 김해건설고등학교
- 김해여자중학교
- 김해합성초등학교
- 대성동고분박물관 주차장
- 김해봉황동유적 주차장
주요 행사 장소의 위치는 수로왕릉이 경상남도 김해시 가락로93번길 26, 수릉원이 경상남도 김해시 분성로261번길 35 김해민속박물관 일원, 대성동고분군이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의길 126이다.
가야 문화유산을 밝힌 초롱빛
2026 김해국가유산야행은 가야의 역사 공간을 보존된 유적으로만 보여주지 않고, 시민과 방문객이 직접 걷고 보고 체험하는 밤의 문화 현장으로 펼쳐냈다.
빛으로 물든 대성동고분군과 초롱등이 오간 수로왕릉, 웃음소리가 이어진 수릉원의 체험 부스는 저마다 다른 장면을 만들었다. 해 질 무렵 수릉원에서 체험을 즐기고 먹거리 구역에서 식사한 뒤, 초롱등을 들고 수로왕릉 밤길을 걷는 동선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연결할 수 있었다.
가족과 친구, 연인 단위 방문객들은 가야의 역사가 깃든 장소를 천천히 거닐었다. 낮의 유적과는 다른 색감과 분위기가 펼쳐진 가운데, 김해의 국가유산과 가을밤의 정취가 한자리에서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