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마을의 위대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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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마을의 위대한 하루

2026년 10월 25일 일요일, 거창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2026 거창군 마을만들기 성과공유회’가 열렸다. 서로 다른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쌓아 온 활동 성과와 경험을 나누고, 마을의 변화를 이끈 생활 속 실천을 함께 돌아보는 자리였다.

행사에서는 풍물놀이와 장구 공연을 비롯해 가조할매 북 콘서트, 자연과 생명을 다룬 사진 이야기, 마을별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농부이음 시장과 음식 만들기 체험, 주민 작품 전시도 함께 마련돼 마을공동체의 활동을 여러 방식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가을비 속 풍물로 연 행사

사부작사부작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야외 마당에서는 풍물놀이가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힘찬 장단과 흥겨운 가락이 마당에 울려 퍼지자 참석자들의 시선이 공연에 모였다. 궂은 날씨에도 풍물과 장구 소리가 이어지며 성과공유회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끌어올렸다.

풍물놀이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며 공동체의 정을 나누는 전통문화다. 이날 공연도 각기 다른 마을에서 온 주민들이 같은 장단을 듣고 한 공간에서 호흡하는 장면을 만들었다. 생활하는 곳과 마을의 모습은 달라도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맞닿는 시간이었다.

비가 내리는 야외 마당에서 울린 풍물의 장단은 주민이 함께 만드는 행사의 출발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공연을 지켜보는 참석자들 사이에는 이후 이어질 포럼과 체험 프로그램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세 가지 포럼에 담긴 마을 경험

성과공유회의 중심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룬 세 가지 포럼이었다. 주민의 일상 기록과 거창의 자연생태, 각 마을이 추진한 활동 사례가 차례로 소개됐다. 주제는 달랐지만 주민의 관심과 꾸준한 실천이 지역의 자산으로 이어진다는 공통된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조할매 북 콘서트

첫 번째 세션인 ‘가조할매 북 콘서트’에는 마을 활동가 김미정 씨와 어르신 작가들이 참여했다. 어르신들은 직접 만든 그림일기를 소개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삶의 이야기와 기록의 의미를 참석자들과 나눴다.

그림과 글에는 거창한 사건보다 매일 마주하는 생활의 순간이 담겼다. 어르신들의 손끝에서 완성된 기록은 개인의 하루를 남기는 작업인 동시에 마을 사람들의 삶을 보존하는 이야기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작품에 담긴 일상과 기억을 차분하게 살펴봤다.

평범하게 지나칠 수 있는 하루도 기록하면 한 사람의 삶과 마을의 시간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는 점이 북 콘서트의 중심에 놓였다.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선명했다.

평범한 생명들의 위대한 이야기

두 번째 시간에는 최재혁 사진작가와 함께 거창의 자연과 생태를 새로운 시선으로 살펴봤다. 프로그램에서는 주변에서 익숙하게 만나는 동물과 생명을 사진을 통해 다시 바라보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늘 가까이에 있어 쉽게 지나쳤던 생명도 관심을 두고 관찰하면 저마다의 특별한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이 사진과 설명에 담겼다. 거창의 자연은 멀리 떨어진 대상이 아니라 주민의 생활과 맞닿아 있는 공간으로 소개됐다.

최재혁 사진작가가 포착한 생명들의 모습은 익숙한 풍경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주변 생명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이 평범한 장면을 특별한 이야기로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가 참석자들에게 전달됐다.

황점 전척 지하마을의 실천

세 번째 포럼인 ‘마을 이야기’에서는 북상 황점마을과 남상 전척마을, 남상 지하마을의 활동 사례가 소개됐다. 각 마을이 처한 환경과 선택한 주제는 달랐지만, 주민들이 마을의 과제를 직접 살피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공통으로 담겼다.

마을주요 사례공유 내용
북상 황점마을관계인구마을과 접점을 맺는 사람들에 관한 사례
남상 전척마을토종종자토종씨앗을 지키고 이어가는 활동
남상 지하마을반딧불이 서식지 복원생태환경을 되살리고 생태관광과 연결한 과정

황점마을은 관계인구 사례를 통해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뿐 아니라 마을과 관계를 맺고 접점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의미를 나눴다. 전척마을은 토종종자를 중심으로 사라질 수 있는 지역의 씨앗을 지키려는 활동을 소개했다. 지하마을은 반딧불이 서식지 복원과 생태관광에 관한 경험을 공유했다.

세 마을의 발표에는 각각의 고민과 노력, 변화 과정이 담겼다. 마을을 아끼는 마음이 구체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때 관계와 종자, 생태환경이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작은 실천이 쌓아 올린 변화

마을의 변화는 특별한 한 사람이나 거대한 계획만으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이번 성과공유회 전반에서 드러났다. 주민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곳을 조금 더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사라져 가는 것을 기록하며, 이웃과 함께 문제를 풀기 위해 움직였다.

어르신의 그림일기, 생명을 바라보는 사진, 관계인구와 토종종자, 반딧불이 서식지 복원은 서로 다른 활동이다. 그러나 생활 가까이에서 문제와 가치를 발견하고 주민이 직접 행동했다는 점에서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됐다.

성과공유회는 이미 이뤄낸 결과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마을의 경험을 듣고 서로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주민들은 마을마다 다른 여건과 실천 과정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살펴봤다.

농부이음 시장에 모인 지역의 결실

거창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실내에 마련된 농부이음 시장에는 지역 농산물과 토종종자, 주민이 만든 공예품이 놓였다. 고제 분홍감자와 토종 콩 종자를 비롯해 정성스러운 바느질 자수 공예품이 전시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거창여성농민회 토종씨앗 전시에서는 토종 감자와 옥수수, 고추, 노랑차조, 벼, 여러 콩류를 살펴볼 수 있었다. 씨앗은 단순한 전시품을 넘어 주민들이 이어 온 농사와 먹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재가 됐다.

농부이음 시장에서는 직접 기른 농산물을 나누고 서로 안부를 묻는 모습이 이어졌다. 판매와 전시, 대화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면서 지역 먹거리와 주민의 손길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손으로 완성한 오감 체험

체험 부스에서는 미니 돌절구 딜소금 만들기와 배추전 굽기, 콩고물 밥 만들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카나페와 단호박죽 만들기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재료를 직접 만지고 음식을 완성하며 지역 농산물의 다양한 활용 방식을 경험했다.

  • 미니 돌절구 딜소금 만들기
    작은 돌절구에 향긋한 딜과 소금을 넣고 직접 빻아 양념 소금을 만드는 체험이었다. 절구를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졌고, 딜의 향이 체험 공간에 퍼졌다.
  • 배추전 굽기
    달큼한 가을배추로 전을 즉석에서 구워 나눴다. 배추전이 익어 가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가 부스 주변의 장터 분위기를 더했다.
  • 콩고물 밥 만들기
    위생장갑을 착용한 참가자들이 밥을 동그랗게 뭉친 뒤 고소한 콩고물에 굴려 완성했다. 손으로 주먹밥 모양을 만드는 과정은 어린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 카나페와 단호박죽 만들기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해 카나페와 단호박죽을 만들었다. 익숙한 농산물이 색다른 음식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통해 지역 먹거리의 여러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각 체험은 거창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주민의 생활문화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기회가 됐다. 완성된 음식을 함께 맛보는 과정에서는 체험자와 운영 주민 사이의 대화도 이어졌다. 농산물은 요리의 재료를 넘어 주민과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매개가 됐다.

주민 손끝에서 태어난 작품

포럼이 진행된 다목적실 주변과 행사장 곳곳에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이 정갈하게 전시됐다. 캘리그래피와 손바느질 공예품에는 만든 사람의 시간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글씨의 획과 바느질의 한 땀 한 땀에는 주민들의 일상과 마을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얹혔다. 생활 속 경험이 작품으로 완성되고, 그 결과물을 이웃과 함께 감상하는 과정도 마을 활동의 한 모습으로 소개됐다.

전시 공간에서는 포럼의 발표 내용과 시장, 체험에서 확인한 마을의 삶이 예술 활동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볼 수 있었다. 서로의 작품을 바라보고 관심을 나누는 모습은 주민의 생활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공동체의 분위기를 보여줬다.

로컬비빔밥으로 나눈 한 끼

이날 점심에는 ‘로컬푸드 담다’의 로컬비빔밥과 구수한 국이 제공됐다. 식사 뒤에는 알록달록한 과일과 떡을 함께 나눴다.

여러 재료가 한 그릇에 어우러진 비빔밥은 다양한 주민이 힘을 모은 성과공유회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참석자들은 한자리에서 식사하며 오전에 진행된 공연과 포럼, 체험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역 먹거리로 차린 한 끼는 행사 프로그램 사이의 단순한 식사 시간을 넘어 주민들이 마주 앉아 교류하는 자리가 됐다. 과일과 떡을 나누는 동안에도 행사장에는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평범한 이웃이 만든 마을의 내일

행사에서는 신명 나는 풍물과 장구, 어르신들의 그림일기, 거창의 생명을 담은 사진, 세 마을의 활동 사례가 차례로 펼쳐졌다. 농부이음 시장과 음식 체험, 주민 작품 전시와 로컬비빔밥도 한데 어우러졌다.

각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마을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주민들이 있었다. 주민들은 기록하고, 씨앗을 지키고, 생태를 되살리며, 농산물과 음식을 나누고, 손으로 만든 작품을 선보였다. 개별 활동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서로 연결되면서 마을공동체가 쌓아 온 분명한 성과를 이뤘다.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는 주민의 꾸준한 관심과 실천이 마을의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행사 전반에 담아냈다. 서로의 성과를 확인하고 경험을 나눈 이번 공유회는 거창의 여러 마을이 함께 걸어온 과정을 돌아보는 자리였다.

풍물 장단으로 문을 연 행사는 포럼과 시장, 체험, 전시, 식사를 거치며 주민의 삶을 폭넓게 보여줬다.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까운 이웃들이 매일 쌓은 기록과 행동이 마을의 오늘을 만들고 내일의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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