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 열풍, 라이팅 힙의 부상
손글씨 문화, 라이팅 힙의 새로운 물결
최근 독서를 멋지게 즐기는 ‘텍스트힙(Text Hip)’ 열풍에 이어, 읽는 것을 넘어 직접 쓰는 행위를 멋있게 여기는 ‘라이팅힙(Writing Hip)’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새로운 트렌드는 아날로그 감성을 중시하며, 손글씨를 통해 내면의 충만함을 찾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진주 원도심 카페에서 만난 필사 열정
지난 3월, 진주 원도심에 위치한 카페 다원에서는 필사에 열정을 가진 진주문구연구회(회장 정민희) 회원들이 모여 있었다. 조용한 카페 안은 만년필이 종이를 스치는 소리로 가득했고, 회원들은 각자 좋아하는 책을 펼쳐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필사에 몰두했다. 이들은 필사를 단순한 쓰기 행위를 넘어 명상과도 같은 집중의 시간으로 여기며, 아날로그 감성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있었다.
필사, 아날로그 감성의 가치
진주문구연구회 김수희 회원은 "오롯이 내게 집중하는 시간이 좋아요.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싶어 필사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아날로그적 감성은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필사는 디지털 시대에 손글씨가 주는 따뜻함과 진정성을 새롭게 조명받으며, 느림의 미학을 통해 특별한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텍스트힙에서 라이팅힙으로, 필사 열풍의 배경
지난해 텍스트힙 열풍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필사 인구가 급증했다. 진주문고를 비롯한 서점에서는 필사 큐레이션 코너가 필수로 자리 잡았으며, 시와 수필, 소설뿐 아니라 철학자 문장, 헌법,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가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필사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조경국 작가는 "필사를 통해 깊고 느리게 독서할 수 있으며, 사랑하는 작가의 작품을 꼼꼼히 분석하는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진주문구연구회 한평호 회원은 "AI 시대에 필사 열풍은 당연한 목마름일 수 있다"고 말했고, 김옥식 회원은 "디지털 시대에 손글씨의 따뜻함과 진정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필사의 가치를 강조했다.
함께하는 필사, 더 큰 즐거움
진주문구연구회는 매달 모임을 통해 다양한 잉크와 만년필, 필사용 노트 정보를 공유하며, 회원들은 매일 필사한 내용을 SNS에 인증 사진으로 올리며 서로의 열정을 나누고 있다. 혼자서도 좋지만, 함께 필사하는 즐거움이 더 크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회원들은 "필사는 혼자 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함께 하니 더 행복하다. 정적인 활동이 동적인 활동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잉크, 만년필, 노트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라고 전했다.
필사로 마음에 새기는 글귀의 힘
독서를 즐기는 이들에게 눈으로만 스치는 문장을 손으로 직접 필사해 가슴에 새겨보길 권한다. 그렇게 마음 깊이 새긴 글귀는 일상 속에서 위로와 용기를 전하며, 좋은 생각을 내면에 심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