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빛으로 물든 한여름 밤

진주성, 빛과 역사가 어우러진 밤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히는 남강의 잔잔한 물결이 조용히 반짝이며, 진주성의 성벽에는 화려한 빛의 무늬가 내려앉는다. 하루의 분주함을 마치고 고요함 속에서 숨을 고르는 진주의 밤 풍경은 그 자체로 특별한 매력을 선사한다.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진주성, 역사와 첨단의 만남
2025년 8월 15일부터 진주성과 진주대첩 역사공원 일대에서는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진주성’ 행사가 펼쳐진다. 이 행사는 공북문, 촉석루, 의암 등 진주의 주요 역사적 거점들을 무대로 미디어아트와 공연이 융합된 복합 예술을 선보인다.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의 전통 선율과 진주삼천포농악의 생동감 넘치는 가락이 공북문에서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와 어우러져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촉석루에서는 청사초롱과 팬 홀로그램이 조화를 이루며, 의암에서는 가상현실(VR) 콘텐츠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와 함께 진주대첩 역사공원의 야경이 더해져, 역사적 의미와 현대 기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진주의 밤을 완성한다.
남강 유람선, 김시민호와 함께하는 야경 감상
진주성에서 내려다보면 남강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한 척의 배가 눈에 띈다. 낮에는 푸른 강과 도시 풍경을, 밤에는 조명으로 물든 진주성, 촉석루, 남강교, 음악분수까지 불빛의 향연 속을 천천히 가로지른다. 이 배는 전통 정자형의 ‘김시민 1호’와 친환경 전기형 ‘김시민 2호’ 두 척으로 운영되며, 진주시가 직접 관리하는 남강 유람선이다.
유람선 출발점인 ‘물빛나루쉼터’는 촉석루의 전통 건축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목조건축물로, 2022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1세기 촉석루’라는 별칭이 붙은 이곳은 진주 밤마실의 시작점으로 손색이 없다.
남가람 별빛길, 조용한 산책로의 매력
남가람 별빛길은 진주의 밤을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산책로로, 대나무 숲 사이를 지나며 별빛 조명이 이어진다. 이 길은 남강을 배경으로 진주성의 실루엣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또한, 남강을 따라 위치한 ‘소망진산 유등공원’은 아기자기한 유등이 상시 전시되어 진주의 야경에 운치를 더한다. 대한민국 등 공모대전 수상작과 진주실크로 만든 소망등 터널이 유명한 ‘진주남강유등전시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작은 불빛들이 남강의 밤을 더욱 깊고 아름답게 만든다.
진주는 낮보다 빛나는 밤을 통해 여름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바람을 따라 걷고 빛을 따라 머무는 이 경험은 진정한 여름 피서의 의미를 새롭게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