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박경리기념관 재단장, 문학의 숲을 걷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재단장, 문학의 숲을 걷다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에 위치한 박경리기념관이 2026년 4월, 새롭게 단장하여 다시 문을 열었다. 2010년 개관 이후 노후된 전시시설을 개선하고, 박경리 선생의 삶과 문학을 더욱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 콘텐츠를 보강했다.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 다음날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박경리기념관은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조명하는 공간이다. 기념관 앞 붉은 벽돌 건물은 숲에 기대어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새 단장한 공간은 오래된 문학의 숨결을 품은 듯 조심스럽게 다듬어졌다. 방문객들은 초록의 숲길을 따라 기념관으로 들어서며, 마당에 세워진 박경리 선생의 동상 앞에서 그의 문학적 삶을 되새길 수 있다. 동상 받침돌에는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는 문장이 새겨져 있어 깊은 울림을 준다.
전시실 내부는 박경리 선생의 내면 세계로 안내하는 통로와 같다. 첫 전시는 1926년생 박금이로서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통영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도 독서와 글쓰기에 몰두하며 성장한 박경리 선생의 학창 시절 모습과 시 쓰기가 그를 지탱한 버팀목임을 보여준다.
젊은 시절 생계를 위해 바느질을 하던 재봉틀이 전시되어 있어, 문학이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삶의 고단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느끼게 한다.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박경리 선생이 단어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인 작가임을 보여주는 국어사전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스치고 부딪히고 아프기만 했지 그래 글기둥 하나 붙들고 여기까지 왔네"라는 문구는 문학이 한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기둥임을 상징한다.
특히 『김약국의 딸들』 속 통영의 옛 풍경을 재현한 모형은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고향과 문학적 뿌리를 생생히 전달한다. 전시 공간에는 수많은 원고지가 천장에 매달려 있어, 박경리 선생이 쌓아온 시간과 감정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관람객들이 남긴 짧은 글귀들이 모여 한 작가의 문장이 또 다른 마음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념관을 나서면, 검은 구슬처럼 뒹구는 버찌 열매가 문학의 씨앗처럼 느껴진다. 박경리기념관은 단순한 생애 기록 공간이 아니라, 한 사람이 삶의 고통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조용한 증언의 장소다. 박경리 선생과 그의 작품은 한 권의 책이며, 그 책을 읽는 우리 모두도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통영의 바람은 조용히 다음 장을 넘기도록 이끈다.
| 박경리기념관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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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소: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
| 관람시간: 09:00~18:00 (입장마감 17:00) |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공휴일, 법정공휴일 다음날 |
| 입장료: 무료 |
| 주차: 기념관 주차장 이용 가능 |
| 문의: 055-650-254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