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규제, 현실에 맞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 이용 실태를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농업인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방향에는 조사 결과에 따른 처분절차 개선부터 농지 유형별 특별조치, 임대차와 시설 이용 관련 제도 정비, 농지은행 이용 편의 확대까지 폭넓은 내용이 담겼다. 다만 특별조치법 제정과 농지법 개정 등 앞으로 추진할 사항도 포함돼 있어, 현재 시행 중인 제도와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조사 결과만으로 처분하지 않도록 개선
농림축산식품부는 투기가 아닌 일반적인 사안의 경우 농지 조사 결과만을 근거로 처분절차가 진행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고, 법의 유효기간에는 희망하는 농업인이 해당 농지를 적법한 상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특례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례를 토대로 실제 농지 이용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도 함께 개편한다는 방향이다.
핵심은 농지 조사 결과를 곧바로 처분으로 연결하기보다 투기 여부와 실제 이용 상황을 구분해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데 있다.
농지 유형별 특별조치 추진
농지의 소유관계와 이용 여건이 서로 다른 만큼, 각 유형의 특성을 고려한 특별조치도 추진된다.
- 상속받은 농지
- 고령농이 소유하거나 관행적으로 임대차가 이뤄진 농지
- 종중과 사찰 소유 농지
- 미등기 상속 등으로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
- 진입로가 없는 맹지와 영농이 곤란한 농지
- 농업용 창고 등 미허가 시설이 설치된 농지
정부는 이들 유형에 대해 처분의무나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일률적인 처분보다 농지별 소유 형태와 실제 이용 조건을 살펴 제도 안에서 정리할 기회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관행 임대차와 미허가 시설 정비
농지 임대차와 시설 이용, 지목 변경에 관한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관행적으로 이뤄진 농지 임대차는 특례기간에 서면계약을 체결하면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요건을 갖춘 미허가 시설에는 사후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또한 오랜 기간 임야로 바뀐 농지와 묘지 등은 신청을 거쳐 현재 이용 상태에 맞게 지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농지의 공부상 상태와 실제 이용 모습 사이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농지은행 절차와 기능 확대
농지은행은 이용 절차를 개선하는 동시에 농지 공급과 관리 기능을 넓히는 방향으로 정비된다.
- 농지 관련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합 농지 플랫폼 구축
- 임대차와 휴경을 인정할 수 있는 사유 확대
- 농지은행의 농지 매입 물량과 매입 대상 확대
- 다른 기관과 연계한 원스톱 업무처리 추진
- 청년농에게 규모화되고 집적화된 농지 공급
휴경과 임대차 인정사유를 확대하고, 종중과 사찰 소유 농지가 적법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농지법 개정도 추진된다. 여러 기관에 걸친 절차를 연계하고 농지은행의 매입과 공급 기능을 확대해 이용 편의를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청년농 농지 공급 기반 강화
청년농을 대상으로는 흩어진 소규모 농지보다 규모화되고 집적화된 농지를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농지은행의 매입 대상과 물량을 확대하고 관리 기능을 강화해 청년농이 활용할 수 있는 농지 공급 기반을 넓히려는 방향이다.
통합 농지 플랫폼과 기관 간 연계 업무처리가 마련되면 농지 관련 절차를 한 흐름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도 갖추게 된다.
시행 제도와 추진 계획 구분해야
이번에 제시된 내용이 모두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조치법 제정과 농지법 개정, 특례 제공, 통합 농지 플랫폼 구축 등은 향후 입법과 제도 정비를 거쳐 추진할 사항이다.
따라서 농지 소유자와 임차인, 농업인은 개별 사안에 곧바로 새 기준이 적용된다고 판단하기보다 현행 제도와 앞으로 추진될 개선안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 현장의 이용 실태와 농업인의 불편을 고려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