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 따라 걷는 장춘사

무릉산 자락의 오래된 사찰
경상남도 함안군 칠북면 북원로 110-1에 자리한 장춘사는 무릉산의 자연과 전통 사찰의 문화유산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규모가 크고 화려한 사찰은 아니지만, 산자락을 따라 배치된 전각과 오래된 석탑이 차분한 풍경을 이룬다.
장춘사는 신라 시대 무염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랜 세월을 품은 사찰답게 경내에는 고려 후기 석탑을 비롯해 대웅전과 약사전, 석조여래좌상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산이 남아 있다.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이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며 전통 사찰의 면모를 보여준다.
주차장에서 사찰 입구까지
차량을 이용할 경우 사찰 아래쪽의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 규모는 크지 않으며, 주차한 뒤에는 장춘사 경내까지 경사진 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야 한다.
장춘사로 이어지는 길은 활엽수가 울창해 나무 그늘이 형성돼 있다. 봄철에는 진입로 주변에 벚꽃이 피어 산사의 계절감을 더한다. 길 위에서는 사찰 건물이 비교적 또렷하게 보여 경내로 향하는 방향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
입구에 가까워지면 불상이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주변에는 나무와 산자락이 이어지고, 인적이 드문 시간에는 산사의 고요함이 한층 짙어진다. 사찰 안에서 울려 나오는 불경 소리도 장춘사의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소박한 문 너머의 오층석탑
장춘사의 입구는 대형 사찰의 웅장한 일주문과 달리 작고 소박하다. 낮고 아담한 문을 지나 경내에 들어서면 넓은 마당과 전각, 석탑이 차례로 시야에 들어온다. 절제된 입구의 모습은 장춘사가 지닌 산사의 성격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마당 한가운데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유산은 장춘사 오층석탑이다. 이 석탑은 고려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오층석탑으로 불리지만 현재는 상부 일부가 사라져 4층까지만 남은 모습이다.
석탑은 넓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대웅전과 마주한다. 경내 중심부에 자리한 석탑과 정면의 대웅전이 안정적인 구도를 만들며, 방문객이 사찰의 역사와 공간 배치를 자연스럽게 살필 수 있도록 한다.
경내 중심을 이루는 대웅전
장춘사 대웅전은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전각이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해 사찰의 중심을 잡고 있으며, 앞마당의 석탑과 함께 장춘사를 대표하는 풍경을 이룬다.
경내 곳곳에는 꽃이 피어 있고, 한쪽에는 바위 사이로 물이 흐르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전각과 석탑의 묵직한 분위기 사이에 꽃과 물, 울창한 나무가 어우러지면서 산사 특유의 생기와 고요함이 함께 나타난다.
사찰의 공간은 대웅전 앞마당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웅전 뒤편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면 약사전과 여러 전각이 자리한 상부 공간으로 연결된다. 아래쪽의 평평한 마당과 달리 위쪽에서는 산자락의 높낮이를 활용한 장춘사의 입체적인 배치를 확인할 수 있다.
약사전의 석조여래좌상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작은 전각인 약사전이 나온다. 계단 중간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대웅전과 석탑, 주변 전각이 산세와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위쪽으로 이동할수록 장춘사의 건물들이 지형을 따라 층층이 배치됐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약사전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인 장춘사 석조여래좌상이 봉안돼 있다. 이 불상은 통일신라 말기부터 고려 초기 사이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보이는 금빛 외관은 원래의 석불 표면에 금박을 입힌 모습으로 전해진다.
고려 후기의 오층석탑과 통일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기 무렵의 석조여래좌상은 장춘사가 간직한 긴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각 문화유산의 조성 시기는 다르지만 한 사찰 안에서 함께 보존되며 장춘사의 역사성을 뒷받침한다.
산자락에서 빛나는 비로전
약사전에서 길을 따라 더 올라가면 나무 그늘이 이어진다. 위쪽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물은 금빛 장식이 돋보이는 비로전이다. 전통적인 색감의 다른 전각과 뚜렷이 구분되며, 지붕에 놓인 봉황 조형물도 비로전의 외관적 특징을 이룬다.
비로전은 멀리서도 쉽게 구별될 만큼 강한 색채를 띤다. 다만 현장 상황에 따라 입구가 통제돼 내부 관람이 어려울 수 있다. 출입이 제한된 경우에는 통제 안내에 따라 외부에서 건물의 형태와 장식을 살펴봐야 한다.
층층이 펼쳐지는 산사 풍경
상부 공간에서는 장춘사의 여러 전각이 무릉산 자락을 따라 단계적으로 놓인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입구의 소박한 문과 중앙의 오층석탑, 대웅전 뒤 계단, 약사전과 비로전이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진다.
장춘사는 아담한 규모 안에 서로 다른 시대의 문화유산과 다양한 전각을 품고 있다. 오층석탑과 대웅전이 중심을 이루는 아래쪽 공간, 석조여래좌상을 모신 약사전과 금빛 비로전이 자리한 위쪽 공간은 장춘사의 역사와 지형적 특징을 함께 보여준다.
산과 나무, 꽃과 물길이 전각 주변을 감싸고 있어 경내에서는 자연과 전통 건축의 조화를 차분하게 관찰할 수 있다. 장춘사의 장소 정보는 경상남도 함안군 칠북면 북원로 110-1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