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마을의 힘이 모였다

거창군 마을 성과 한자리에
2026년 한 해 동안 거창군 곳곳에서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이어 온 마을 활동의 성과가 한자리에 모였다. 2026 거창군 마을만들기 성과공유회가 10월 25일 거창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행사장은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거함대로 3372-53에 자리한 신활력커뮤니티센터다. 올해 초 거창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새롭게 자리 잡은 이곳에는 주민과 마을활동가, 완료지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가을비가 이어지는 날씨에도 주민들은 마을별 활동과 경험을 나누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성과공유회는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주민과 활동가들이 협력해 만든 프로그램과 마을의 변화 과정을 공연, 전시, 장터, 포럼으로 풀어냈다. 주민이 사업의 참여자를 넘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과정이 행사의 중심을 이뤘다.
주민이 직접 만든 27개 프로그램
거창군에서는 모두 9개 마을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민들이 직접 27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있다. 2026년 9월까지 총 315회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센터를 이용한 주민은 누적 3천6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프로그램은 배움과 생활문화, 환경, 주민 교류 등 마을의 여건과 필요에 맞춰 구성됐다. 주민들이 필요한 활동을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면서 마을 안에서 배움과 소통을 이어 갔다.
마을별 특색을 살린 활동도 소개됐다. 지하마을은 반딧불이 서식지 복원 등 생태환경을 되살리는 활동을 실천했다. 외국인 근로자 음악회는 북부농협과 동거창농협이 협력한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 100여 명과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동산마을에서는 폐축사 철거 뒤 달라진 마을 공간을 돌아보고 마을의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주민 100여 명이 참여한 마을 영화제가 열렸다. 마을마다 서로 다른 환경과 이야기를 주민 주도의 프로그램으로 연결한 사례들이 공유됐다.
마을의 미래를 함께 만드는 과정
행사에서는 내빈 소개에 이어 가조 할머니들이 만든 그림일기 도록과 가방을 이홍기 거창군수에게 전달하는 순서가 진행됐다. 주민들이 직접 기록한 삶의 이야기가 마을 활동의 결과물로 소개됐다.
이홍기 군수는 마을만들기에 대해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마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성과공유회가 각 마을의 경험과 성과를 나누고 주민 주도의 공동체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마을의 변화를 이끌고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비 속에서도 이어진 주민 공연
거창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마당에서는 개막식과 주민 공연이 펼쳐졌다. 북상면 풍물 공연을 시작으로 거창사랑 고고장구, 마리면 색소폰, 남상면 퍼포먼스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공연에 참여한 주민들은 그동안 연습한 실력과 각자의 끼를 선보였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연주와 장단, 퍼포먼스가 이어졌고 관객들은 무대에 시선을 모았다. 주민이 직접 준비한 공연이라는 점에서 성과공유회의 취지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개막식 뒤 점심시간에는 거창담다 로컬푸드의 찾아가는 마을밥상이 운영됐다. 식사는 비빔밥으로 마련됐으며 다회용기가 사용됐다. 주민과 행사 참석자들은 같은 공간에서 식사하며 오전 프로그램의 이야기를 나눴다.
생활 속 솜씨가 작품으로
실내에는 주민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든 작품이 전시됐다. 여성농민회의 토종씨앗 전시를 비롯해 북상면 천아트, 거창읍 패브릭 소품 제작 결과물이 관람객을 맞았다.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품부터 참여자의 개성이 담긴 작품까지 다양한 결과물이 전시 공간을 채웠다. 주민들이 마을에서 함께 배우고 직접 제작한 과정이 작품마다 반영됐다.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고 이웃과 배움을 나눈 시간이 구체적인 결과물로 이어진 모습이었다.
전시는 단순히 완성품을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 프로그램이 주민의 생활과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보여줬다. 천과 씨앗, 생활 소품 등 친숙한 소재가 주민들의 손을 거쳐 각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소개됐다.
농민과 주민 잇는 이음 장터
농부시장 이음 장터는 건물 안 실내에서 운영됐다. 지역 농민들이 키우고 준비한 농산물과 여러 먹거리, 체험거리가 장터를 채웠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고 마을과 마을이 연결되는 교류의 공간으로 꾸려졌다.
장터에서는 지역 농산물과 농민들의 활동을 알리는 자리도 마련됐다. 언덕마루 쌈채소 코너에서는 딜소금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고 모둠 쌈채소도 판매됐다. 행사장에는 체험과 구매, 퀴즈를 연계한 스탬프 프로그램과 교환 행사도 운영됐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시와 장터, 체험 공간을 차례로 둘러봤다. 실내 장터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방문객들이 농산물과 주민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가조 할머니들의 삶을 기록하다
오후 1시에는 가조 할매 북콘서트가 열렸다. 주제는 그림일기를 통해 가조 할머니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마을활동가 김미정 씨와 가조 할머니들이 함께 참여했다.
북콘서트에서는 그림일기에 담긴 삶의 장면과 기억이 소개됐다. 평범한 일상과 오랜 세월의 경험을 그림과 글로 기록한 결과물이 마을 공동체의 이야기로 확장됐다. 개막식에서 전달된 그림일기 도록과 가방 역시 해당 활동의 성과를 보여주는 자료였다.
주민의 삶을 기록하고 서로 나누는 프로그램은 성과공유회의 전체 주제인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와 맞닿았다. 개인의 기억은 마을의 기록으로 소개됐고, 할머니들은 직접 만든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거창의 동물을 사진으로 만나다
오후 2시에는 프로덕션 4:2 최재혁 사진작가가 평범한 동물들의 위대한 이야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거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의 삶을 통해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실내에는 새를 비롯해 거창에서 관찰한 동물 사진이 전시됐다. 사진에는 인기척에 민감한 동물들의 순간적인 움직임과 주변 환경이 함께 담겼다. 최 작가는 거창의 동물들을 관찰하고 기록한 과정과 각각의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둥지를 지킨 까치와 고양이
2026년 4월 26일 거창 신원초등학교에서 기록한 고양이 이야기도 소개됐다. 고양이는 조류와 파충류, 양서류, 설치류를 사냥하며 한국 도심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설명됐다.
신원초등학교 울타리 옆 전봇대 높은 곳에는 까치집이 있었다. 현장에 사람이 가까이 갔지만 까치들은 달아나지 않고 땅으로 내려와 소리를 내며 날개를 퍼덕였다. 까치가 경계한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둥지 근처로 다가온 고양이였다.
고양이의 공격은 까치에게 치명적일 수 있지만 까치들은 둥지 안의 새끼를 지키기 위해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고양이는 공격하지 않고 자리를 옮겨 그늘에서 낮잠을 청했다. 한 장소에서 마주친 고양이와 까치의 행동이 사진과 이야기로 전달됐다.
물가에 맞춰 살아가는 왜가리
2025년 1월 16일 거창천에서 촬영한 왜가리 사진도 소개됐다. 왜가리는 백로나 두루미로 잘못 알려지는 경우가 있지만 주변 강가와 하천에서 볼 수 있는 새로 설명됐다.
왜가리는 물고기부터 양서류와 파충류까지 잡아먹으며 강가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한다. 3급수 하천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생태적 특징을 지닌 것으로 소개됐다.
왜가리의 눈은 물속을 살피기 좋도록 사선 아래를 향하고 있다. 긴 다리와 긴 부리는 물속을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는 생활 방식에 맞춰진 신체적 특징이다. 겉으로는 우아하고 화려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물가에서 살아가는 데 적합한 구조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사람과 이야기가 만든 성과
2026 거창군 마을만들기 성과공유회는 주민 공연과 작품 전시, 농부시장 이음 장터, 북콘서트, 사진 프로그램을 한 공간에서 선보였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각 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은 준비한 활동을 이어 갔다.
9개 마을센터와 27개 주민 프로그램, 누적 3천600여 명의 이용 기록은 주민 참여가 실제 활동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생태 복원과 문화공연, 마을 영화제, 생활 작품 제작, 농산물 장터처럼 서로 다른 활동은 주민이 직접 마을의 필요를 찾고 협력해 해결하는 과정으로 연결됐다.
행사는 평범한 주민들의 생활과 경험이 마을의 기록이 되고, 공연과 작품,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거창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는 주민들이 한 해 동안 함께 배우고 소통하며 쌓아 올린 결과가 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