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에 피어난 불화

거창문화재단이 마련한 2026년 기획전 3인3색 지역예술인 전의 하나로 천영선 작가의 불화 개인전 마음에 피어난 불화가 거창문화센터 1층과 2층 전시실에서 열렸다.
이번 개인전은 거창문화재단의 2026 순수예술활성화 육성지원사업을 통해 지역 예술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자리다. 전통 불화의 장엄한 표현과 민화에 담긴 길상적 소망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대형 군도와 병풍, 족자, 생활 공예 작품 등이 전시장 곳곳에 배치됐다.
전시 개요
| 전시명 | 2026년 거창문화재단 기획전 3인3색 지역예술인 전 천영선 불화 개인전 마음에 피어난 불화 |
|---|---|
| 작가 | 금어 천영선 작가 대한민국 민화명장 |
| 기간 | 2026년 10월 20일 화요일부터 10월 24일 토요일까지 |
| 관람 시간 |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
| 입장 마감 | 오후 5시 |
| 휴관일 |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
| 장소 | 거창문화센터 1층과 2층 전시실 |
| 주최 주관 | 거창문화재단 |
| 후원 | 거창군 |
거창문화센터는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수남로 2181에 있다. 천영선 작가의 개인전은 10월 24일까지이며, 3인3색 지역예술인 전의 전체 일정은 10월 31일까지 예정돼 있다.
불화와 민화가 만난 전시장
천영선 작가는 대한민국 민화명장이자 불화를 그리는 금어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오랜 시간 다듬은 붓질을 바탕으로 불화가 지닌 종교적 성스러움과 민화에 담긴 삶의 소망을 화폭에 표현했다.
전시장에는 규모가 큰 작품과 전통 병풍, 세밀하게 그린 족자가 나란히 놓였다. 정갈한 조명 아래 작품의 금선과 한지 채색, 세부 문양이 차분하게 드러났으며, 관람 동선을 따라 불화와 민화의 서로 다른 특징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장엄한 불화와 따뜻한 민화의 서사가 한 공간에서 이어진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중심이다. 작품마다 종교적 상징과 복을 바라는 마음, 가족과 학문을 소중히 여기는 전통적 가치가 각기 다른 형상과 색채로 나타난다.
수월관음도와 연화관음도
전시의 주요 작품으로는 수월관음도와 연화관음도가 소개됐다. 붉은 족자 위에 금빛 선으로 표현한 관음보살의 모습에서는 인자한 표정과 세밀하게 이어지는 옷자락의 묘사가 두드러진다.
2007년에 제작된 연화관음도는 연꽃 위에 차분히 선 관음보살을 담았다. 작품은 중생을 향한 모성애와 연민을 상징하며, 섬세한 선과 절제된 구성을 통해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표현한다. 화려한 금빛 표현과 안정된 자세가 어우러져 불화 특유의 장엄함을 보여준다.
부모은중경과 용호상박도
부모은중경 10폭 병풍은 부모가 베푼 열 가지 깊은 은혜를 설한 불교 경전의 내용을 회화로 옮긴 작품이다. 열 폭에 걸친 화면을 따라 경전의 서사가 이어지며, 효의 가치와 부모의 은혜를 되새기도록 구성됐다.
2012년 작품인 용호상박도는 용과 범이 힘차게 겨루는 장면을 대형 병풍에 펼쳐 놓았다. 전통적인 용과 범의 형상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했으며, 서로 맞서는 두 존재의 움직임을 통해 역동적이고 웅장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두 병풍은 주제와 표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부모은중경 10폭 병풍이 부모의 은혜와 효를 서사적으로 전한다면, 용호상박도는 강렬한 대치 장면과 큰 화면을 통해 힘찬 기운을 나타낸다.
모란과 책에 담긴 소망
전시장에서는 불화와 함께 여러 민화 작품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작품인 궁모란도에는 부귀영화와 풍요를 기원하는 모란이 풍성하게 표현됐다. 모란의 형태와 색채, 한지 위에 쌓인 채색이 어우러져 화면에 기품을 더한다.
2020년에 제작된 책가도는 책과 여러 기물을 통해 학문을 사랑하는 마음을 나타낸다. 세밀한 문양과 정돈된 구성이 특징이며, 배움과 지식을 귀하게 여긴 전통적 정서를 보여준다.
궁모란도가 풍요를 바라는 마음을 꽃으로 풀어냈다면, 책가도는 학문에 대한 소망을 책과 기물의 배열로 전한다. 두 작품은 민화가 단순한 장식화를 넘어 생활 속 염원과 가치관을 담아낸 그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생활 속으로 이어진 전통 문양
천영선 작가의 작업은 종이와 병풍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래된 기와에는 불상이 단정하게 그려졌고, 목판과 부채, 양초, 찻잔에는 민화와 단청의 문양이 적용됐다.
기와 불화와 단청 소품은 전통 회화의 색과 무늬가 생활용품에 스며드는 방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재료와 형태 위에서도 불화와 민화의 특징이 이어지며, 전통 문양과 일상 공예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에서 만나는 전통미술
마음에 피어난 불화는 관음보살도와 불교 경전을 담은 병풍, 길상적 의미를 지닌 민화, 전통 문양을 활용한 생활 소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한 전시다. 관람객은 작품의 규모와 재료, 제작 시기, 주제에 따라 달라지는 표현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다.
거창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주관하며 거창군이 후원한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의 창작 성과를 알리고 순수예술을 가까이 접할 기회를 마련했다. 천영선 작가의 작품은 불화의 장엄함과 민화의 따뜻한 정서를 함께 드러내며, 전통미술에 담긴 자비와 효, 풍요와 학문의 의미를 다양한 화면으로 전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