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세계디카시수도로

고성에서 열린 디카시 선포식
사진과 짧은 시적 문장이 하나의 작품을 이루는 디카시의 출발지 고성이 세계 디카시 문학의 중심지를 향한 새로운 걸음을 내디뎠다.
2026년 10월 30일 오후 3시 고성 유스호스텔 컨벤션홀에서 ‘세계디카시수도 고성 선포식 및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고성과 디카시가 맺어 온 인연을 되짚고, 앞으로 이어갈 활동과 세계화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한국디카시연구소가 행사를 주최하고 한국디카시인회의가 주관했다. 고성군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고성지부, 창신대학교, 국제디카시학회가 후원했다. 행사는 1부 선포식과 2부 학술심포지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사진과 짧은 문장이 만나는 문학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발견한 시적 순간을 창작자가 직접 사진으로 찍고, 그 사진에 5행 이내의 짧은 시적 문장을 더해 표현하는 문학이다. 사진과 글은 각각 떨어진 설명이 아니라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사진만으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던 감정이 짧은 문장을 통해 전달되기도 한다. 반대로 글을 먼저 읽은 뒤 사진을 다시 바라보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다. 일상의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그 안에서 시적인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 디카시의 특징이다.
고성은 2004년 디카시 문예운동이 시작된 지역이다. 이번 선포식은 그동안 고성에서 이어져 온 디카시 활동을 토대로, 지역을 세계 디카시 문학의 중심지로 가꾸어 가겠다는 뜻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작품과 대화가 이어진 행사장
행사장 입구에서는 참석자들이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준비된 자료집을 챙겼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 참석자들의 모습이 이어졌으며, 한 사람씩 펜을 들어 기록을 남기는 장면은 사진과 글을 함께 다루는 이날 행사의 성격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로비 한편에는 차와 다과가 준비됐다. 찻잔과 다식이 가지런히 놓인 상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컨벤션홀에 들어가기 전 잠시 머물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로비 뒤편에는 사진과 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전시됐다. 행사장 안팎에서 디카시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돼 선포식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컨벤션홀 내부에는 원형 테이블마다 참석자들이 둘러앉았다. 일부 참석자는 본행사가 시작되기 전 자료집을 읽었고, 다른 참석자들은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개회를 기다렸다.
벽면에는 장산숲과 고성의 풍경이 크게 펼쳐졌다. 지역의 익숙한 자연 풍경은 디카시라는 행사 주제와 어우러져 사진과 문학의 소재로 다시 조명됐다.
세계디카시수도 고성 선포
본행사가 시작되자 참석자들의 시선이 무대로 향했다. 하학렬 고성군수와 심영조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고성지부 회장을 비롯해 관계자와 디카시를 아끼는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무대에서는 행사를 기념하는 인사말이 이어졌다. 객석의 참석자들은 자료집을 펼쳐 내용을 확인하거나 무대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고성이 가진 공룡과 바다, 자연환경에 더해 그 풍경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디카시 문화가 지역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로 제시됐다.
이번 선포는 고성에서 시작된 디카시 문예운동의 흐름을 바탕으로 세계 디카시 문학의 중심지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나눈 데 의미가 있다.
이어 선포문에 서명하는 순서가 진행됐다. 무대 중앙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서명이 이뤄졌고 참석자들은 그 과정을 지켜봤다. 행사명으로 제시됐던 ‘세계디카시수도 고성’의 뜻이 선포문에 담기는 순간이었다.
서명을 마친 뒤에는 선포문을 펼쳐 든 채 기념촬영이 진행됐다. 관계자들도 무대에 올라 선포를 함께 기념했다. 참석자들은 서로 자리를 맞춘 뒤 정면을 바라보며 고성과 디카시가 함께 이어갈 여정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세계화 전략을 논의한 심포지엄
2부에서는 ‘세계디카시수도 고성의 비전과 세계화 전략’을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고성에서 이어 온 디카시 활동을 앞으로 어떻게 넓혀 갈 것인지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무대에 나란히 자리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차례로 마이크를 이어받아 의견을 나눴다. 자료를 짚어가며 발언하거나 다른 참석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선언의 의미를 공유했던 1부와 달리, 2부에서는 향후 비전과 세계화 전략을 살피는 진지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객석에서도 자료집을 읽으며 발표에 집중하는 모습이 계속됐다. 참석자들은 무대를 바라보며 논의를 경청했다. 지역에서 시작된 하나의 문학 운동을 이어 가기 위해 관계자와 참여자들이 관심을 모은 자리였다.
선포식이 고성의 지향점을 알리는 시간이었다면, 학술심포지엄은 그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이었다. 디카시의 출발지라는 지역적 기반과 그동안 축적된 활동을 토대로 앞으로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고성의 일상을 문학으로 기록하다
행사 말미에는 참석자들이 무대에 모여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참석자들이 주먹을 들어 보이며 웃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고, 선포식과 학술심포지엄을 함께한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행사의 마무리를 기록했다.
디카시는 반드시 거대한 풍경이나 특별한 대상을 찾아야만 완성되는 문학이 아니다. 늘 걷는 길에서 만나는 나무와 골목의 작은 장면처럼 평범한 일상도 잠시 눈여겨보면 사진과 짧은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고성의 자연과 생활 풍경을 각자의 시선으로 발견하고 기록하는 디카시의 특성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사진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에 더해, 그 장면에서 어떤 시적 순간을 발견할 수 있는지도 생각하게 했다.
‘세계디카시수도 고성’ 선포는 2004년 고성에서 시작된 디카시 문예운동의 발자취를 되새기고, 앞으로의 비전과 세계화 전략을 함께 모색한 문화적 이정표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