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6.25·월남전 흔적전시관, 기억의 현장

남해 6.25·월남전 흔적전시관, 기억의 현장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 남해대로 2745에 위치한 남해유배문학관 부지 내에 자리한 ‘6.25·월남전 흔적전시관’은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친 참전유공자들의 소중한 흔적과 기록을 보존하는 공간이다. 이 전시관은 참전유공자들의 헌신과 희생을 생생하게 전하며, 오늘날 우리에게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참전유공자 기억 집대성, 전국 최초의 전시관
남해군은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참전유공자의 기억을 집대성한 ‘6.25·월남전 흔적전시관’을 개관했다. 이 사업은 2020년 6.25전쟁 70주년을 계기로 시작된 ‘6.25·월남전 참전유공자 흔적 남기기’ 사업의 일환으로, 평균 연령 90대 중반에 이른 참전유공자들의 소중한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그 헌신을 기억하고 예우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참전유공자들의 헌신과 기록, 그리고 전시관 조성
전시관 조성에는 고 최준환 초대 추진위원장과 이충방 추진위원장, 서상길 사무국장의 노력이 컸다. 특히 주월사령부 직할 군사 정보부대 사진사로 참전한 서상길 사무국장은 참전 당시의 기록물을 집요하게 수집하며 기록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들은 남해 곳곳에 흩어진 참전유공자들을 직접 방문해 기억을 채록하고, 일기·사진·훈장·전역증 등 방대한 자료를 기증받았다.
생생한 역사교육의 장, 전시관 구성
498.77㎡ 규모의 전시관에는 남해 출신 참전유공자 402명으로부터 수집한 4,056점의 자료 중 3,130점을 선별해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메모리얼존’으로 구성되어 ‘어제의 기억·과거’, ‘오늘의 흔적·현재’, ‘내일의 기록·미래’ 세 구역으로 나뉘어 참전 세대의 헌신과 희생을 시간의 흐름 속에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6.25전쟁과 월남전의 실물 자료, 개인의 서사, 디지털 아카이브, 참여형 콘텐츠가 어우러져 관람객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역사의 증언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된다. 또한 참전유공자로 구성된 ‘흔적 도슨트’가 상주하며 전후 세대에게 평화의 의미를 전하는 생생한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참전유공자들의 생생한 이야기
전시실에서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를 따라 만난 김범수(95) 6.25 참전유공자는 제주도 모슬포 훈련소에서 부르던 육군 제1훈련소가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1951년 21세에 징집되어 첫 임무로 전사자의 화장 업무를 맡았으며, 백마고지 전투에서 포탄 파편에 오른쪽 눈을 잃었지만 “이만하길 다행”이라는 말로 전쟁의 상흔을 몸에 새긴 영웅의 무게를 전했다.
월남전 참전유공자들의 경례
월남전 참전유공자 이충방 추진위원장과 서원의, 김종환 유공자가 전시된 흑백사진 앞에서 경례를 올리는 모습은 참전의 숭고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맹호부대 소속 장길형 유공자는 거제시에 전시관 건립을 희망하며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의 경례는 참전 세대의 자부심과 헌신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관람객의 가슴을 울렸다.
참전유공자 수 감소와 기억의 중요성
경남도의 생존 참전유공자는 1만 1,959명, 남해군은 256명(2026년 4월 기준)에 불과하다. ‘흔적 남기기’ 사업 당시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는 그들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린다. 가장 찬란해야 할 20대에 전쟁터로 나갔던 이 영웅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후손들의 마땅한 도리임을 일깨운다.
